임플란트 주위 염증과 구강유산균 [건강의 시작, 입속 세균관리부터 시작하세요.]
오늘의 우리는 백세 시대를 꿈꾸며 살고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 구강은 백세시대를 준비하고 있을까?
2019년 한 해 동안 65세 이상 인구 746만 명 정도에서 41.6%인 310만 명이 건강보험을 이용하여 임플란트나 틀니 시술을 받았다. 이 중 177만 명이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고, 65세 이하의 임플란트 시술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 인구 중 절반 정도가 자신의 입안에 임플란트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임플란트의 보험 진입으로 임플란트 시술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렇게 시술한 임플란트는 단순히 식립을 했다고 끝이 아니다. 임플란트는 수술도 중요하지만 추후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임플란트 관리의 시작은 입속 세균관리다. 입 안에는 많은 세균이 있다. 세균들의 덩어리인 치태(biofilm, 바이오필름) 관리가 안 되면, 임플란트 주위 잇몸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출혈이 되고 잇몸이 내려가게 된다. 임플란트 주위에는 자연 치아보다 염증이 더 잘 생긴다.
보통 임플란트를 3년 이상 쓰다 보면 29.48%~46.83% 정도까지 임플란트 주위에 염증(peri implant mucositis)이 발생한다.(Lee, Huang et al. 2017) 특히 흡연자들은 그 비율이 대폭 올라간다. 임플란트 주위 염증은 처음에는 출혈이나 잇몸이 내려앉는(잇몸 퇴축) 정도에 그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잇몸 뼈(치조골)까지 녹아내리고 결국 임플란트를 제거하게까지 된다.
임플란트 주위 잇몸에 염증이 생겨 피와 고름이 난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가장 기본은 스케일링이다. 스케일링은 평소에 하는 양치로 제거되지 않고 남아서 염증과 고름의 원인이 되는 치태(=플라크=세균막=바이오필름)를 전문가인 치과위생사가 대신 제거해 주는 과정이다. 스케일링 이후 몇 가지 보조요법을 쓴다면, 헥사메딘 같은 항균제> 프로바이오틱스 구강유산균> 항생제 순으로 효과가 있다.
세부내용을 보면, 헥사메딘, 구강유산균, 항생제 등 부가요법을 시도한 그간의 임상시험을 모아 비교한 문헌이 최근 발표되었다(Gennai, Bollain et al.). 그 효과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헥사메딘은 늘 조심스러운 소독약이다. 필요할 때만 최소로, 또 염증과 고름 부위에 직접 국소적으로만 써야 한다. 헥사메딘으로 입안 전체를 가글하는 것은 금물이다. 구강에 살아야 할 유익한 세균까지 해치기 때문이다. 99.9% 살균한다고 광고하는 가글액이 위험한 이유이기도 하다.
항생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필요할 때만 최소로 써야 한다. 특히나 이 연구에서 보이는 것처럼, 항생제는 잠깐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중장기적으로는 효과가 많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생제는 내성을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임플란트 잇몸 염증에도 프로바이오틱스가 유용하다. 프로바이오틱스 구강유산균이 헥사메딘보다는 못하지만, 항생제 복용보다는 훨씬 나은 효과가 있음을 보여 준다. 또한 헥사메딘 같은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임플란트 주위 염증에 프로바이오틱스와 항생제를 비교한 다른 임상연구 결과를 보면 구강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성을 더욱 알아볼 수 있다. (Alqahtani, Alshaikh et al. 2022)
위의 임상시험은 임플란트 주위 염증 대상을 3개 군으로 나누어 스케일링을 기본으로 하고, 이후 프로바이오틱스/ 항생제/ 스케일링만 시술했다. 3개월 후, 6개월 후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한 결과, 3개월 후 프로바이오틱스 그룹이 잇몸에서 출혈이 생기거나 플라크가 낀 정도가 제일 작았다. 매우 명확한 효과였다. 6개월 후에는 모든 그룹에서 다시 플라크가 끼고 잇몸 출혈이나 잇몸이 내려앉는 현상이 발생했지만, 프로바이오틱스나 항생제 복용 그룹은 스케일링만 한 그룹보다 훨씬 상태가 나았다.
이 결과로 임플란트 주위 염증은 3개월 후 다시 치과를 방문해서 스케일링을 비롯한 기본 처치를 받으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임플란트 주위 염증은 3개월마다 하는 정기검진을 하고,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위의 결과를 통해 현장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환자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권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 의료인으로서 또 하나 나만의 무기가 생긴 셈이다. 오랫동안 잇몸염증 치료나 임플란트 주위 염증예방에는 항생제나 진통소염제, 헥사메딘 같은 강한 항균 가글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모든 약은 항생제 내성을 포함한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프로바이오틱스를 권하고 나서는, 1주일 후에 혹시 속이 불편한 적은 없었는지 꼭 묻는다. 구강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는 락토바실러스 계열로 만드는데, 모든 균종이나 균주는 성질이 조금씩 달라서 간혹 맞지 않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주로 장 건강을 위해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한다지만, 맞지 않을 경우 속이 부글부글 끓거나 설사 변비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 경우 복용을 중지하고 다른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거나, 며칠 끊었다 다시 복용해 볼 것을 권한다. 38조 개 정도로 추정되는 장내 상주세균과, 새로 투입되는 수백억 개의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간에 벌어지는 일종의 초기 불협화음일 수 있다. 대안의학에서 얘기하는 일종의 명현현상일 수도 있겠다.
또 하나 꼭 확인해야 할 것은 어떻게 먹었는가, 이다. 알약 같은 프로바이오틱스는 그냥 꿀꺽 삼킨다. 그래서인지 많은 환자가 분말형의 프로바이오틱스도 바로 삼킨다. 만약 그렇다면 프로바이오틱스 효능의 절반만 누리는 격이다. 나는 환자들에게 장 건강만이 아니라 구강 건강까지 누릴 수 있도록 천천히 입안에 머금고 가글하며 10초 정도 머물게 했다가 삼키라 권한다. 이때 입안 전체 중에서도 특히 잇몸염증이나 임플란트 위치에 머물게 한 후 삼키면 좋다는 부분도 같이 전한다.
원리적으로 보면, 모든 프로바이오틱스는 구강과 장을 모두 건강하게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프로바이오틱스는 락토바실러스나 비피도박테리움이라는 유산균 계열 세균들로 만든다. 우리나라 식약처에서 19종의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고시해 두어, 고시된 종류로 만들면 보다 쉽게 인허가를 내어주고 효능도 장 건강, 배변촉진, 장내 유익균 증진 등으로 표기할 수 있다.
그런데 락토바실러스나 비피도박테리움 같은 유산균 중 많은 유산균이 구강유해균에 일정한 항균효과가 있다. 이 중에서 특히 락토바실러스 계열의 유산균이 충치를 만드는 뮤탄스나, 잇몸병의 주요 원인균인 진지발리스, 푸소박테리움 같은 구강유해균에 좀 더 항균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Park, Hwang et al. 2023)
결국 장 건강을 향한 모든 프로바이오틱스 또한 구강 건강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구강-장 유산균 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잇몸병이 있는 분들, 특히 임플란트를 하신 분들께 구강 프로바이오틱스를 입안에 오래 머물게 했다가 삼키는 것을 권한다. 구강 건강과 장 건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Park, D.-Y., J. Hwang, Y. Kim, D. Lee, Y.-Y. Kim, H.-S. Kim and I. Hwang (2023). "Antimicrobial activity of Limosilactobacillus fermentum strains isolated from the human oral cavity against Streptococcus mutans." Scientific Reports 13(1): 7969.
Alqahtani, F., M. Alshaikh, A. Mehmood, N. Alqhtani, F. Alkhtani and A. J. J. o. O. I. Alenazi (2022). "Efficacy of antibiotic versus probiotics as adjuncts to mechanical debridement for the treatment of peri-implant mucositis." 48(2): 99-104.
Gennai, S., J. Bollain, N. Ambrosio, C. Marruganti, F. Graziani and E. Figuero "Efficacy of adjunctive measures in peri-implant mucosit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n/a(n/a).
Lee, C.-T., Y.-W. Huang, L. Zhu and R. Weltman (2017). "Prevalences of peri-implantitis and peri-implant mucositis: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ournal of Dentistry 62: 1-12.
Park, D.-Y., J. Hwang, Y. Kim, D. Lee, Y.-Y. Kim, H.-S. Kim and I. Hwang (2023). "Antimicrobial activity of Limosilactobacillus fermentum strains isolated from the human oral cavity against Streptococcus mutans." Scientific Reports 13(1): 7969.
/기고자: 사과나무의료재단 사과나무치과병원 김혜성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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