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걸부터 악마까지' 전의 남다른 WKBL, 5개월 대장정 막 오른다 [미디어데이]

조은혜 기자 2023. 10. 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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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청담동, 조은혜 기자) 여자프로농구가 막을 올린다. 악마부터 전쟁까지, 올 시즌을 앞둔 6개팀의 전의는 남달랐다.

30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여자프로농구는 내달 5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우리은행과 BNK썸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5개월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역대 WKBL 미디어데이 최초로 팬과 함께하는 행사로 진행된 이날 미디어데이에서는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과 김단비, 박지현, BNK썸 박정은 감독, 이소희, 진안,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 키아나 스미스, 강유림,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 이경은, 김소니아, KB스타즈 김완수 감독, 박지수, 강이슬, 하나원큐 허윤자 코치와 김정은, 신지현이 참석했다. 하나원큐 김도완 감독은 코로나19 확진으로 허윤자 코치가 대리 참석했다.



미디어데이는 사령탑들의 출사표로 시작했다. 6개팀 감독들은 목표하는 점, 바라는 점 등을 키워드로 들어 올 시즌 만들어갈 팀의 아이덴티티를 설명했다.

먼저 지난해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BNK썸 박정은 감독은 "BNK썸은 '에너지'라는 슬로건을 갖고 있다. 지난 시즌 동안 '스텝업'을 하기 위해 선수들과 열심히 달려왔다"며 "에너지 음료를 마시면 심장이 두근두근하지 않나. 올 시즌 우리 플레이를 보면서 두근두근 하시라고, 팡팡 터뜨리는 화끈한 농구 보여드리겠다는 의미"라고 얘기했다.

하나원큐 허윤자 코치는 김도완 감독의 출사표를 대독했다. 허 코치는 "저희 감독님께서 생각하는 키워드는 '굿모닝 원큐'다. 지난 시즌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이번 시즌 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모습으로 더 발전한 하나워큐가 되어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팬들께 멋진 경기로 보답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KB스타즈 김완수 감독은 '노란악마'를 얘기했다. 김 감독은 "축구 대표팀 경기를 보면 '붉은악마' 응원단이 있다. 선수들도 붉은 유니폼을 입고 강렬함과 위협감을 보인다"라며 "우리 팀은 예쁘고 연한 노란색이지만, 올 시즌 우리와 경기하는 다섯 팀들에게 노란색이 정말 악마 같고, 지긋지긋한 색이 될 수 있었으면 해서 생각해봤다"고 답했다.

강이슬은 '어떤 선수가 제일 악마가 되어야 할 것 같냐'는 질문에 "노란악마를 책임지고 맡아야할 선수는 박지수 선수 같다. 지수가 건강하게 돌아왔다. 지금 아픈 선수 없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 모두 노란악마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천사는 누구인지 묻자 강이슬은 "그러면 천사는 제가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선수들에게 더 '독한' 플레이를 주문했다. 임 감독은 "키워드라기 보다 우리 선수들에게 바라는 것을 말씀드리겠다. 이번 시즌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 '배드걸스(Bad Girls)'다. 부상 당한 선수들이 다 합류하지는 못하며 출발하는데, 나머지 선수들이 비시즌을 굉장히 열심히 소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에게 항상 연습 때 강조하는 게 조금 더 강한 모습을 보이자는 거다. 우리 선수들이 분명히, 나쁜 의미의 '배드걸스'가 아닌 좋은 의미의 '배드걸스'가 될 거라고 믿고 그렇게 키워드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키아나 스미스는 "굉장히 마음에 든다. 배드걸이 될 자신이 있다. 열정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올 시즌 리그 슬로건이 '나답게 플레이'라 생각한 게, 올해 우리의 슬로건은 '우리은행이 우리은행 했다'다. 지난 시즌 선수들이 플레이 잘했다. 올 시즌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선수들이 이번 시즌도 작년처럼 우리은행 스타일로 잘해보자는 뜻이다"라고 얘기했다.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은 "내가 생각한 건 '뚜껑 열고 전쟁'이다. 사실 우리 팀은 매년 약한 팀으로 꼽힌다. 지금도 그런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어차피 뚜껑 열고 싸워봐야 하는 거다"라며 "늘 선수들에게 우리는 농구선수가 아니라 여전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시즌이 길기 때문에, 전쟁한다 생각하고 미친듯이 싸워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선수들도 임하는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당차게 말했다. 선수들은 올 시즌 WKBL의 슬로건 '나답게 플레이'에 맞춰 'OO답게 OO한 플레이를 펼치겠다'라는 제시 문장에 맞춰 각오를 준비했다.

신한은행 이경은은 "베테랑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고 있는데, '베테랑답게 20대 못지않은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고, 우리은행 박지현은 "많은 분들이 '댕댕이'라고 기억해주시고 불러주신다. 나를 표현하는 말인 것 같다"며 "우리은행에 와서 응원가를 항상 쥬얼리의 '슈퍼스타'로 했는데, 올 시즌 영탁님의 '폼 미쳤다'로 한 번 바꿔봤다. 댕댕이답게 폼 미친 플레이'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삼성생명의 강유림은 "전 시즌 MIP답게 더 발전되고 새로운 모습으로 플레이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얘기했다. 부상을 당한 지난 시즌 영상을 보다 이날 결국 눈물을 보이기도 했던 KB스타즈 박지수는 "국가대표에 처음 발탁됐을 때부터 선배님들이 보물이라 불러주셨는데, '보물답게 빛나는 플레이' 보여드리겠다"고 건강하게 돌아온 새 시즌 각오를 전했다.

하나원큐 신지현은 "만능재주꾼답게, 하고싶은 대로 플레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MBTI 검사를 하면 만능재주꾼이라고 나오는데, 농구에서도 여러 방면에서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고싶은 대로 자신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소희는 "기다리고 있었다"며 "MZ답게 솔직한 플레이"를 외쳤다. 미리 멘트를 준비했다는 이소희는 "요즘 MZ세대는 솔직한 게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 나 또한 MZ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농구를 하면서 기쁠 때나 화가 날 때, 아쉬울 때 모두 팬분들과 함께 희노애락을 느끼면서 하고 싶어서 이렇게 적었다"고 말해 미소를 안겼다.

사진=WKBL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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