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파 전성시대, 골잔치에 웃는 한국축구

이준목 2023. 10. 3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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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목 기자]

한국축구가 유럽파 스타들의 골잔치 릴레이에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주에만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들이 잇따라 골과 도움을 몰아치면서 축구팬들을 열광시켰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이강인(PSG)이었다. 지난 10월 26일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F조 3차전 AC밀란(이탈리아)과의 홈경기에서 교체투입된 이강인은 후반 44분 드디어 PSG 데뷔골을 작렬했다. 기세를 탄 이강인은 29일 열린 브레스트와의 리그앙 10라운드에서는 전반 28분 킬리앙 음바페의 득점을 어시스트하며 첫 도움이자 공식 경기 2연속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했다.

이강인은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얻은 데 이어 10월 A매치 2연전에서는 A팀 데뷔골이자 2경기 3골을 터뜨리는 등, 소속팀과 대표팀을 넘나들며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소속팀에 복귀한 이후에도 주전경쟁이 쉽지 않으리라는 예상을 깨고 꾸준히 출전기회를 늘려가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나가고 있다.

대표팀 주장이자 유럽파 최고참 손흥민(토트넘)은 지난 9월 생애 4번째 'EPL 이달의 선수'를 수상한 데 이어 10월에도 쾌조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8일(한국시간) 크리스털 팰리스와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지난 24일 풀럼과 9라운드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벌써 시즌 8골(1도움)을 기록중이다. 선두 엘링 홀란(맨시티)에 이어 EPL 득점 공동 2위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10골을 넣었는데 아직 올시즌의 1/3도 지나기 전에 근접했다.

득점왕(23골)을 차지했던 2021~2022시즌과 비교해도 당시에는 19라운드에서야 8골을 달성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빨라진 페이스로 커리어 하이 경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소속팀 토트넘도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리그 개막 10경기 연속 무패행진(8승 2무)을 이어가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음날인 29일에는 '국산 황소' 황희찬(울버햄턴)과 '스나이퍼' 황의조(노리치시티)도 연이어 골을 신고했다. 황희찬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EPL 10라운드 홈 경기에서 1-2로 뒤진 후반 26분 동점골이자 시즌 6호골을 터뜨리며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6골은 황희찬의 EPL 진출 이후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이었다. 황희찬은 EPL 진출 첫해였던 2021~22시즌에 5골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2022-23시즌에는 부상과 주전경쟁에서 밀려 총 4골(리그 3골, 컵대회 1골)에 그친 바 있다.

올시즌 횡희찬은 팀 내 최다득점이자 울버햄턴이 올 시즌 기록한 팀 득점(13골)의 거의 절반에 이르는 골을 혼자 뽑아냈다. EPL 전체 득점 순위로는 5위다. 시즌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현재 2위를 기록중인 손흥민과 함께 한국인 선수가 EPL 득점순위에서 상위 탑5 안에 나란히 선 것은 사상 최초다.

직전 황희찬의 커리어하이 시즌은 오스트리아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뛰었던 2019-20시즌 기록한 16골(리그 11골) 22도움이었다. EPL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한국인 선수는 지금까지 손흥민이 유일했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황희찬은 생애 첫 EPL 두 자릿수 득점과 커리어하이 시즌 경신도 유력하다.

황의조는 비록 2부리그 챔피언십 소속이기는 하지만 영국 무대 진출 이후 첫 골을 신고하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원소속팀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올시즌 노리치 시티로 임대된 황의조는 선덜랜드와의 챔피언십 14라운드 경기에서 고대하던 데뷔골을 터뜨렸다. 다만 노리치는 황의조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3으로 역전패했다.

황의조는 유럽 5대리그의 하나인 프랑스 리그앙 보르도에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며 정상급 공격수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프랑스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모색했던 황의조는, 노팅엄 포레스트와 계약을 맺은 뒤 올림피아코스(그리스)에 임대됐지만 슬럼프에 빠지며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올해 초에는 K리그1으로 복귀하여 FC서울에서 잠시 활약하기도 했다. 원소속팀 노팅엄으로 복귀한 후에도 다시 출전기회를 잡기 위하여 2부리그 임대를 감수하며 EPL 데뷔전을 아직 치르지 못했다. 노리치에서는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국가대표팀에서도 튀니지와의 10월 A매치 평가전에서 클린스만호 데뷔골을 넣는 등 조금씩 폼을 되찾아가는 중이다.

이들 외에도 한국축구는 현재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규성(미트윌란), 이재성(마인츠), 홍현석(KAA 헨트),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많은 유럽파 선수들이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태극전사들의 눈부신 활약과 골퍼레이드는 다가오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과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을 앞둔 클린스만호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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