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예산 정국…與野, 힘겨루기 속 尹-李 만남 주목
민주당 "민생 문제 내팽개친 예산안" 지적
31일 尹 대통령, 이재명 대표 회동 주목
여야가 657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둘러싼 힘겨루기에 돌입한다. 국민의힘은 '법정 기한 내 예산안 통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예산안이 '민생포기 예산'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올해 예산심사에서도 격돌이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에서 열리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날 것으로 보여 협치에 물꼬가 터질지 주목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내년도 예산과 관련해 야당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 상임위 심사단계에서부터 철저히 대응해 주시고 예결위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들께 제대로 설명하고 법정기한 내 예산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예산안 심의는 21대 국회 마지막이자 내년 총선을 5개월가량 앞두고 진행된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선심성 예산 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정부 예산안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이번 예산안에는 사상 초유의 예산안을 정부가 제출했기 때문에 예결위 위원들과 각 상임위 차원별로 훨씬 더 꼼꼼하게 예결위 심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예산은 정부가 전체적으로 민생 문제, 국가 경제를 다 내팽개친 예산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예산 심사 과정에서 지난해와 같이 대통령실에서 '감 놔라 콩 놔라'하는 식으로 예산 심사를 할 생각이라면 아예 여당과 협의 자체를 안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홍 원내대표는 "법정 시한을 지키겠지만, 이를 위해 '민생 현안에 대해 정부가 개정안을 가져올 것'과 '국회 심사권을 존중할 것' 등의 원칙이 전제된 하에서 법적 기일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여야는 다음 달 9일 본회의를 열고 쟁점 법안을 처리한다. 노란봉투법, 방송3법 등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커 험로가 예상된다.
이날 윤 원내대표는 본회의 쟁점 법안 중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은 법안이 통과돼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며 당 소속 의원들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독려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재난안전기본법,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옥외광고물법 등 시급한 법안에 대해서는 빨리 처리하려고 한다"며 "야당도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노란봉투법 등 쟁점 법안 처리는 물론 '4국조1특검'도 진행할 방침이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11월 9일 노란봉투법, 방송법 처리를 추진하려 한다"며 "국민의힘에서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고 해서 (11월) 13일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해병대 채상병 수사외압 사건, 감사원(표적감사 의혹), 방송 장악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검찰 특활비 관련 당에 태스크포스(TF) 조직을 구성하고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의 주가 조작 연루 의혹 관련 특검법도 "신속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여야는 팽팽한 신경전 속에서도 오는 31일 예정된 윤 대통령 시정연설 때만큼은 앞서 맺은 '신사협정'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관련 국회 본회의장 시정연설 때 손피켓을 들거나 고성과 야유 등을 하지 않기로 했다.
연설 사전 환담에서는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간 대면도 이뤄질 전망이다.
최 원내대변인은 "내일 대통령이 (국회에) 오시면 사전환담이 진행되는데,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함께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전 환담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은 현 정부 출범 후 사실상 첫 소통의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정부 기념식 등에서 짧게 인사를 나눈 게 전부였다. 여야가 치열한 예산 대결을 앞둔 상황에서 협치 물꼬를 트게 될지 주목된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