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감세카드 안 통했다…기시다 지지율 33% '최저치'

닛케이 여론조사서 전달대비 9%p 하락
응답자 10명 중 6명 '감세 적절치 않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 지지율이 정권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수 증가분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며 감세를 추진, 지지율 반등을 모색했지만 오히려 '적절치 않은 정책'이라는 지적을 하는 국민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TV도쿄와 함께 18세 이상 남녀 852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지난 27∼29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전달 조사보다 9%포인트 하락한 33%를 기록했다고 30일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이는 기시다 내각이 출범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닛케이는 "기존 최저치는 2022년 12월의 35%였다"면서 "33%라는 지지율은 2012년 자민당이 재집권한 이후로 봤을 때도 가장 낮다"고 전했다.

동시에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8%포인트 증가해 59%로 올랐다.

이날 발표된 민영 방송사 네트워크 ANN의 28~29일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이전 조사보다 3.8%포인트 떨어져 최저치인 26.9%로 나타냈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이달 들어 일본 주요 언론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하락했다. 마이니치신문(25%), 지지통신(26.3%), 아사히신문(29%)의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30%에도 채 미치지 못했으며 교도통신 32.2%, 요미우리신문 34%, 산케이신문 35.6% 등도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정책이 좋지 않다'는 답변이 52%로 1위를 차지했고 '지도력이 없다'(34%)는 답변도 뒤를 이었다.

특히 닛케이 조사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소득세·주민세 감세에 대해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율(24%)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가 1인당 소득세 3만엔, 주민세 1만엔 등 총 4만엔의 감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오히려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컸던 것이다.

일본 정부가 내달 2일 발표할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58%로 '기대한다'(37%)는 답변보다 높았다.

기시다 총리가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는 '물가 대책', '경제 전반', '육아·교육·저출산 대책' 순으로 응답자가 많아 전체적으로 경제 정책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내각 지지율 관련 질문에 "여론조사 숫자에 일희일비하지는 않지만, 조사로 나타난 국민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기시다 정권은 정부 대응을 정중하게 설명하고 미룰 수 없는 과제에 대해 하나씩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전력으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