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비판 입 모은 중∙러 군사지도자…"전쟁 그림자로 세계 채워"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0회 샹산(香山)포럼 개막식에서 중·러 군사 지도자가 미국을 비판하면서 양국의 협력을 과시했다.
이날 오전 장유샤(張又俠·73)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일부 국가가 의도적으로 불안을 조장하고 지정학적 갈등을 인위적으로 조성해 지역 정세를 복잡하고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부주석이 직접 거명은 하지 않았지만, 미국을 겨냥한 비난으로 해석된다.
그는 “전 세계의 양식 있는 사람들은 모두 평화·발전·협력·상생을 바라고 있지만, 일부 국가는 줄곧 네가 져야 내가 이긴다는 제로섬 사고와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을 신봉하고, 파벌을 만드는 집단 정치에 의지하고, 벽을 만드는 일방주의를 추진해 우리 세계를 전쟁의 그림자와 인도주의적 재난으로 가득 채웠다”고 주장했다.
또한 장 부주석은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겨냥해 “전란과 충돌을 없애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호소하면서도 “일부 국가는 천하가 어지럽지 않을까 우려하고, 의도적으로 혼란을 만들며, 지역 문제에 개입하고 개별 국가의 내정을 간섭하며 색깔 혁명을 책동하면서 손대는 곳 모두 안정을 앗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장 부주석은 대만 문제도 강경하게 경고했다. 그는 “대만은 중국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며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 사회의 보편 공식”이라고 한 뒤 “누구라도 대만을 어떤 형식으로라도 중국에서 분열시키려 한다면 중국 군대는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며 절대 무르게 대응하지 않겠다”며 강조했다.
이날 개막식에 장 부주석과 함께 입장한 세르게이 쇼이구(68) 러시아 국방장관은 반(反) 서방 진영이 중·러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스크바와 베이징 사이의 관계는 국가 간 관계의 모범이며, 다른 나라에 대한 매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우리의 친구 네트워크와 대결을 강화하려는 서구의 의제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의기투합한 나라들이 끊임없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가 보도했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국방장관 22명과 군사 지도자 14명이 개막식에 참석하는 등 지난 2006년 포럼 창설 이후 최다 참가 규모를 기록했다. 샹산포럼은 중국군사과학학회 주최로 2006년부터 2년에 한번 열려온 행사로, 2014년부터는 중국 국방부가 직접 관여하면서 '트랙2'(민간) 형식에서 '트랙1.5'(반관반민)으로 격상됐다. 올해 행사는 코로나19로 중단된 지 4년만에 열렸다.
미국 국방부는 신시아 산티 칼라스 국방차관실 중국 담당 디렉터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정식 군사 회담을 개최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한편 29일 김선호 국방차관은 징젠펑 중국 중앙군사위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중장)과 회담했다. 이 회담에서 김 차관은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에 반대하며,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 협력 강화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국방부가 발표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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