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년동안 풀리지 않았던 ‘물리학계 난제’ 마찰전기 메커니즘 규명
마찰전기이용 초소형 사물인터넷기기 등 활용 기대
아주대학교와 전북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물리학계에서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마찰전기 대전열의 메커니즘에 대해 이론과 실험을 통해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마찰전기를 이용한 초소형 IoT 기기, 생체 삽입형 소자와 같은 응용 소자의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30일 아주대학교는 조성범 교수(첨단신소재공학과) 연구팀이 마찰전기 대전열이 시시각각 다르게 변화하는 메커니즘을 이론과 실험을 통해 규명해냈다고 밝혔다.
마찰전기는 두 물체가 접촉할 때, 한 물체는 양전하로, 다른 한 물체는 음전하로 전기를 띄게 되는(대전, 帶電) 현상이다. 기원전 2500년 전 발견된 현상으로 스웨터를 벗을 때나 금속의 문고리를 잡을 때 발생하는 등 우리 생활에서 쉽게 눈에 띈다.
마찰전기는 특정한 물체 사이에서만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물질 사이의 접촉에서 생겨난다. 심지어 액체와 고체, 기체와 기체에서도 관측된다. 번개에 축적되는 전하 역시 구름에 있는 물 분자 사이의 접촉에 의한 마찰전기다.
하지만 마찰전기에 대한 과학적 원리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약 500년 전부터 과학자들은 어떤 물질은 조금 더 양전하로, 또 다른 물질은 조금 더 음전하로 각각 대전되는 경향을 발견하고, 여러 가지 물질들을 순차적으로 정리하여 ‘마찰전기 대전열’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러나 아직도 마찰전기 대전열이 어떤 원리로 결정되는지는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심지어 마찰전기 대전열에서 하나의 위치가 아닌 여러 위치에 동시에 존재하는, 불확실하며 재현이 잘 되지 않는 이상한 물질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마찰전기 대전열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이래 계속 난제로 남아있었다.
최근 글로벌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흔하게 발생하나 활용하기 어려웠던 작은 움직임을 전기 에너지로 쓰기 위해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technology) 기술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마찰전기의 과학적 원리에 대한 불확실성과 디바이스 활용을 위한 신뢰성 문제가 발목을 잡아 왔다.
아주대-전북대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난제를 규명하기 위해 양자역학 기반의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마찰전기 기반 전자소자를 제작, 전자와 이온의 흐름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물질들에서 전자들이 한 물질로 옮겨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면서(갇힌 전하 이론) 마찰전기가 발생하게 되는 것을 발견했고, 이런 현상이 마찰전기 대전열의 경향성과 잘 맞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대전열에서 이상 현상을 보이는 물질의 경우에는 두 물체가 접촉할 때 전자뿐 아니라 물질에 붙은 이온도 함께 이동하며 전자가 돌아오거나 경로가 굉장히 달라질 수 있고, 전하가 갇히는 지의 여부도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두 물질이 접촉할 때마다 이온의 분포가 바뀌기 때문에 마찰전기의 대전 경향성이 매번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에 여러 물질을 바꾸고 동일한 실험을 여러 번 반복하는 통계적인 방법까지 활용해 증명했다.
조성범 아주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찰전기에 대한 오랜 난제를 규명한 연구로, 학술적인 진보에서 더 나아가 마찰전기를 이용한 여러 응용 소자들이 가지고 있는 신뢰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그동안 신뢰성의 문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초소형 IoT 기기와 생채 삽입형 소자 같은 마찰전기 에너지 수확 소자의 전원공급을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이공기초 우수신진연구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물리학 분야 저명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10월 20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마찰전기의 불확실성과 재현 불가성에 대한 기계 화학적 메커니즘 연구(Uncertainty and Irreproducibility of Triboelectricity Based on Interface Mechanochemistry)’다. 조성범 아주대 교수와 정창규 전북대 교수가 교신저자로, 현재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마리퀴리 펠로우로 재직 중인 줄리오 파티(Giulio Fatti)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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