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한국거래소, 탄소배출권 시장 대상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한국은행과 한국거래소가 탄소배출권 시장을 대상으로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활용성 테스트를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은행과 한국거래소는 30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디지털 금융·자산 인프라 구축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CBDC 활용성 테스트와 한국거래소의 분산원장 기술 모의실험을 연계해 추진하기로 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중앙은행과 한국거래소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탄소배출권 시장’을 실험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번 실험에서는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 가상의 탄소배출권 거래 모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 모의 시스템 내에서 CBDC 기반 디지털 통화를 이용한 탄소배출권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는지를 점검할 예정이다.

이창용 총재는 "CBDC 활용성 테스트는 경제의 디지털 전환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미래 인프라 구축 방안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이바지한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손병두 이사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금융시장 인프라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양 기관이 디지털 혁신기술을 반영한 모델을 선도적으로 시도해 보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했다.

한편 한은은 이번 실험은 현재 한국거래소가 실제 운영하는 탄소배출권 시장에 분산원장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CBDC의 본격 도입이나 CBDC 네트워크 설계모델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한은은 "구체적인 실험 내용은 다음달 말에 공개되고, 기술 실험은 내년 3~4분기 중 실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