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현, 2300가구 ‘한 지붕 한 가족’ [재건축 임장노트]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3. 10. 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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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개포동 신속통합기획

1984년 나란히 준공된 서울 강남구 개포경남·우성3차·현대1차아파트, 이른바 ‘경우현’이 통합 재건축을 통해 50층 안팎, 2340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지난 8월 이런 내용을 담은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된 이후 재건축 사업이 줄곧 훈풍을 타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개포경남·우성3차·현대1차아파트를 최고 50층 내외, 약 2340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 세 단지는 서울 강남구에서 민영 아파트가 자발적으로 연대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첫 사례다.

아파트 단지명을 따서 ‘경우현’으로 불리는 이들 단지는 ▲개포경남 678가구 ▲우성3차 405가구 ▲현대1차아파트 416가구 등 총 1499가구로 구성됐다. 같은 해에 몇 개월 차를 두고 각기 다른 사업자가 지었지만 아파트 높이나 조경, 배치 등이 대체로 비슷하다.

경우현은 2018년부터 3개 단지를 통합해 재건축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꽤나 의욕적으로 의견을 취합한 결과 주민 80% 동의까지 받았지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에 발 묶여 3년여간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다 규제 완화 기대가 커지면서 재차 통합 재건축 논의에 불을 붙였고 신속통합기획에도 전격 참여했다.

1499가구 → 50층·2340가구

구룡역·양재천 가까운 수변특화단지

신속통합기획안에 따르면 경우현은 재건축을 통해 50층, 2340가구 대단지로 바뀌게 된다. 최고 높이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도입하는 경우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전체 가구 수도 향후 구체적인 정비계획안을 짜는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다.

서울시는 경우현을 양재천 수변과 녹지가 어우러진 친환경 단지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단지 내 남북으로 통경 구간과 공공보행통로를 계획하고 이를 주변 단지와 연계해 양재천부터 대모산까지 이어지는 개포지구의 통경과 보행축을 완성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현재 양재천 남측 개포지구에서 도곡역이나 타워팰리스 방향으로 걸어갈 때 소음과 안전에 취약한 8차선의 영동3교나 양재천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런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양재천 입체 보행교를 계획했다. 또 양재천변 주동의 간격을 넓혀 공원이 단지 내 조경과 하나로 이어지는 열린 배치를 계획하고, 저층부에 개방형 주민공동 이용시설 등 수변특화공간 도입도 유도한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3개 단지 주민이 뜻을 모아 통합 재건축을 제안하고 서울시가 이를 수용해 주변 도시와 조화로운 정비계획 수립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임병업 경우현 통합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은 “경우현은 신통기획 입안 신청을 위해 주민 의견을 취합한 결과 동의율 75%를 달성해 기준치인 60%를 훨씬 웃돌았다”며 “주민의 재건축 사업 추진 의지가 강해 높은 동의율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포경남·우성3차·현대1차 양재천변 특화 디자인 조감도(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서울 강남구 개포경남아파트. 개포경남·우성3차·현대1차를 통합 재건축하는 이른바 ‘경우현’ 단지 중 하나다. (서울시 제공, 윤관식 기자)
중층 개포주공 재건축 2라운드

남은 우성 단지들도 퍼즐 ‘착착’

한편, 개포지구에서는 경우현 외 단지에서도 재건축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개포지구에서는 개포주공2·3·4단지가 각각 ‘래미안블레스티지(1957가구)’ ‘디에이치아너힐스(1320가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3375가구)’로 재건축을 마쳤고 개포주공8·9단지도 각각 ‘디에이치자이개포(1996가구)’와 ‘개포상록스타힐스(1829가구)’로 탈바꿈했다. 올 11월에는 개포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가 준공하면서 개포지구 저층 단지들이 약 1만5000가구에 달하는 미니 신도시로 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지금은 경우현을 포함해 개포주공5단지, 개포주공6·7단지(통합), 개포우성 등 주변 중층 단지들이 재건축에 속도를 내려는 모습이다. ‘재건축 2라운드’를 시작한 개포지구가 정비사업을 모두 마치면 개포지구는 기존에 입주를 마친 단지를 포함해 3만여가구 미니 신도시급 주거 단지로 탈바꿈한다.

1983년 준공된 개포주공5단지는 개포 중층 단지 가운데 재건축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지 불과 5개월 만인 지난 5월, 강남구청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서울시가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도록 개포주공5단지를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한 만큼 무리 없이 사업시행인가가 통과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개포주공5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35층 1277가구 새 아파트로 탈바꿈한다는 그림을 그린다.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개포주공6·7단지는 지난 6월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개포주공6·7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2698가구 규모 대단지로 변신한다. 일단 이번에는 최고 35층으로 심의를 받았는데 조합원은 일부 조합원 의견을 반영해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할 때는 최고 49층으로 변경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원안인 35층으로 추진해 빨리 재건축을 진행하자는 조합원 의견이 좀 더 우세하기는 하지만 다양한 방안을 두고 사업성과 속도, 재건축 이후의 아파트 가치 등을 고려해 최종안을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개포우성 단지들도 지난해부터 재건축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개포우성7차는 지난해 11월 추진위 설립을 승인받았다. 당초 기존 17개동 802가구인 노후 단지를 허물고 1234가구로 신축하는 게 목표였는데 지금은 기존 설계보다 5층 더 높인 최고 40층 건립을 목표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개포우성6차는 연내 조합설립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기존 8개동 270가구를 허물고 417가구를 신축한다는 그림을 그린다. 행정구역상 도곡동인 개포우성4차는 기존 459가구를 허물고 1080가구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고자 한다. 개포한신은 사업시행인가를 통과했으며 도곡삼호는 ‘래미안레벤투스’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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