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해운대 '터줏대감' 문 닫았다…400개도 안남은 대형마트
대형마트가 무너지고 있다. 올해로 꼭 30년. 2019년 최대 424개까지 늘었던 전국 대형마트 점포 수는 올해 10년 만에 400개가 무너졌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각 계획을 밝힌 홈플러스 부산 해운대점이 최근 문을 닫았다. 인근 주민들은 “자주 가던 곳인데 안타깝다” “문 닫기 전 고별 할인행사에 다녀왔다” 같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금은 철수한 까르푸 해운대점으로 문을 연 지 23년 만이다. 이랜드 홈에버를 거쳐 홈플러스 매출 상위 지점으로 자리 잡은 뒤 2019년 창고형 할인매장을 내세우며 스페셜 점포로 재단장하기도 했지만 결국 폐점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창고형 매장을 포함한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전국 점포 수는 396개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400개 미만으로 줄었다. 업체별로 각각 154개, 131개, 111개였다. 2019년 424개까지 늘었다가 이후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8.4% 감소했다.
홈플러스 해운대점이 있던 있던 자리에는 고층 업무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재개발이 완료되면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방식으로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을 열 계획”이라며 “그동안 근처의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이 쇼핑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2015년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경기 안산점, 대구점, 대전둔산점, 부산 가야점, 동대전점 등 주요 지역 점포를 잇달아 매각했다. 올해도 해운대점에 앞서 부산 연산점을 폐점했다. 가장 최근의 신규 출점은 2016년 경기 파주운정점으로 7년 전이다.
이마트 역시 올해에만 서울 성수점·이수점, 경기 광명점이 문을 닫았다. 롯데마트는 2020년 저수익 점포 12개를 닫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 뒤에도 2021년 경기 구리점, 올해 인천터미널점의 영업을 끝냈다. 롯데마트의 가장 최근 신규 출점은 경기 롯데몰수지점으로 2019년이다.
점포 수 10년 만에 앞자리 바뀌어
대형마트들은 저수익 점포뿐 아니라 주요 도심과 유동 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의 알짜 점포까지 포기하고 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성장과 1인 가구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 크다”며 “대형마트 사업에서 중요한 지방 거점 점포를 닫는 것은 매물로서 가치가 큰 점포를 매각해 최대한 많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대형마트들은 생존 전략으로 출점과 확장보다는 기존 점포를 정리해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얼굴’로 고객을 유인하는 선택과 집중 정책을 펴고 있다. 각자의 주특기를 내세운 ‘미래형’ 점포를 선보인다는 것이 핵심이다.
신선식품 앞세운 리뉴얼 전략 펴
이마트는 가양점과 성수점을 새로운 콘셉트 매장으로 개발 후 개발이 끝나면 재입점할 계획이다. 주차 공간이 좁고, 주택가가 가까운 서울 이문점·이수점, 광명점은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로 바꿨다. 또한 2020년부터 현재까지 그로서리(식료품) 영역과 체험 공간을 개선한 몰 타입 매장 ‘더타운몰’로 36개 매장을 리뉴얼했다. 10개가 추가로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는 신선식품을 강조한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최근의 부산 센텀시티점, 서울 강동점을 포함해 이달 말까지 20개 점포를 새롭게 선보였다. 회사에 따르면 리뉴얼 후 매출이 평균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롯데마트는 서울 잠실점에 이어 서울역점을 미래형 점포 브랜드인 ‘제타플렉스’로 바꿔 변신을 꾀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리뉴얼한 이 점포는 한 달 동안 방문 고객 수가 40% 늘었다. 외국인 고객 매출도 전년의 두 배로 증가했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점포 리뉴얼 전략에 더해 배송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저마다 ‘제2의 쿠팡’이 아닌 마트로서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려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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