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매물 쏟아지는데…업황 악화에 규제 ‘발목’
높은 연체율에 저조한 수익…기업가치 ‘뚝’
인수 활성화 위해 M&A 규제 완화 필요성↑
저축은행업계가 고금리 직격탄으로 실적 부진을 이어가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도 관련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권에선 저축은행의 기업가치가 예전보다 떨어졌고 업황도 악화된 만큼 M&A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26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M&A 추진을 공식화한 것으로 우리금융은 삼일회계법인과 실사 자문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 대상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다. 대주주인 상상인이 각각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상상인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4일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한 대주주 지분 매각 명령을 의결함에 따라 내년 4월까지 두 계열사를 매각해야 한다. 상상인은 지난 2019년 불법 대출과 허위 보고, 의무 대출 비율 미준수 등으로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자회사인 우리금융저축은행과 합병하면 자산규모가 6조7114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업계 4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자산은 15조5743억원으로 이어 OK저축은행(14조5768억원)과 한국투자저축은행(8조6111억원)이 뒤를 잇고 있다.
이 외에도 애큐온저축은행·한화저축은행·조은저축은행 등도 경영권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7월부터 계열사인 한화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별도의 자문사 없이 직접 원매자를 물색하고 몇몇 금융사와 협상 테이블을 차렸으나 가격 차이가 커 거래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사모펀드와의 거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조만간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자산 규모가 업계 6위인 애큐온저축은행은 국내 10위권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갖고 있다. 지난 2019년 애큐온을 인수한 홍콩계 펀드인 베어링PEA는 애큐온저축은행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지난해 기준금리가 급격히 인상되면서 매력적인 매물로 꼽히던 저축은행들이 시장에서 외면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연체율이 치솟은 데다 실적 악화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영향이다.
실제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부동산PF 연체율은 4.61%로 3월 대비 0.54%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9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1년 사이 적자로 돌아섰다.
때문에 우리금융도 상상인그룹의 두 저축은행 실사 후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상반기 기준 상상인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액은 567억원으로 OK저축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연체율은 14.1%로 저축은행 중 가장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은 지난 7월 M&A 활성화를 위해 ‘상호저축은행 합병 등 인가기준 개정 방안’을 발표하고 동일 대주주가 최대 4곳까지 소유를 할 수 있도록 인수합병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지난해 부동산PF 시장 경색 이후 저축은행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민간시장에서 해결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상 지역이 비수도권으로 한정되면서 반쪽짜리 규제 완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매물로 나오는 저축은행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M&A의 실효성을 위해 동일 대주주가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 저축은행도 소유할 수 있도록 추가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 간 M&A 규제를 완화하면 금융지주사뿐 아니라 영업망 확대와 대형화를 노리는 타 저축은행도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저축은행업계의 업황악화화, 재무건전성, 저조한 수익성 등을 감안하면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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