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수도권 원외 인사들 "인요한 혁신위, 본질 못 건드리고 있다"

정계성 2023. 10. 3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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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보다 위대한 당원 없다, 1호 당원도
마찬가지…대통령실·여당 수직관계 안돼"
"대선연합 깨져, 중도·2030 완전히 이탈"
"영남중진 차출? 수도권 유권자가 바보냐"
국민의힘 '요즘것들연구소'(소장 하태경) 주최 '수도권 민심 국민의힘 원외위원장한테 듣는다' 세미나가 30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전현직 당협위원장 15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태경 의원실

국민의힘 수도권 원외 인사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내년 총선 수도권이 위기임에도 가장 절박한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말을 당 지도부가 외면하고 있으며, 혁신도 정작 본질은 건드리지 못한 채 '영남중진 수도권 차출' 같은 과거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30일 국민의힘 '요즘것들연구소'(소장 하태경)는 '수도권 민심,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에게 듣는다'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수도권 전·현직 당협위원장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하태경 의원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뒤 원외 당협위원장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기다렸는데 (당 지도부에서) 조짐이 안 보여 더는 늦춰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행사 주최 배경을 설명했다.

그간 답답했던 듯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윤석열 정부와 당 지도부를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중도층의 이탈을 불러온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에 대한 냉혹한 평가가 이어졌다.

문병호 서울 영등포갑 당협위원장은 "윤석열 당선자의 득표율이 48.6%였는데 지금 대통령 지지율은 30~35%를 왔다갔다 한다. 산술적으로 대선 때 득표율과 비교해 최소 13%p에서 최대 18%p 하락했다는 게 객관적 지표로 드러나고 있다"며 "대선 때 우리가 이뤄졌던 연합이 깨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문 위원장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2030 젊은층과 중도층이 완전히 이탈했는데, 이유는 결국 대통령실과 당이 혁신과 거리가 먼 방향으로 갔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정권교체 이후 당이 과연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 방향으로 국정을 이끌었는지 심각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요즘것들연구소'(소장 하태경) 주최 '수도권 민심 국민의힘 원외위원장한테 듣는다' 세미나가 30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하태경 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하태경 의원실

김용남 전 의원(경기 수원 팔달)은 특히 "스포츠계에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과 마찬가지로 당보다 더 중요한 당원은 없고, 그 당원이 1호 당원이라도 마찬가지"라며 "대통령실과 당과의 수직적 관계는 반드시 정상화돼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전 의원은 이어 "지금까지 왜곡된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에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떠나버린 민심을 되찾을 수 있다"며 "수도권과 서울을 험지로 인식하고 있는 현 '영남당'의 한계를 반드시 깨기 위해서는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희생할 사람은 솔선수범해서 앞장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위 활동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았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나 이준석 전 대표 등에 대한 사면론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영남중진 수도권 차출' 등은 수도권 선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요지다.

구상찬 서울 강서갑 당협위원장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나 (의문)"이라며 "류현진 어깨가 아프다고 손흥민·이강인을 투입하면 안 된다"고 했다. 또한 "영남중진 차출 문제도 불만이 있다"며 "수도권 유권자들이 바보가 아닌데 영남에서 끌려와 수도권 출마하는 후보에게 표를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구 위원장은 또한 "혁신위원장이 이태원 참사 추모행사나 5·18 묘역에 왜 가느냐. 당 지도부나 대통령실이 가는 것이고 혁신위는 아픈 이야기부터 듣고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지, 정치권이 할 일을 혁신위원장이 하는 게 아니다"며 "혁신위가 첫발부터 잘못 딛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오랜 활동을 하다가 당적을 옮긴 유종필 국민의힘 서울 관악갑 당협위원장은 "내가 살 땅은 어디인가 회의적"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유 위원장은 "누군가는 중도의 실체가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선거에서 중도·무당파 스윙보터는 분명히 실재하고 또 승패를 좌우한다"며 "윤 대통령도 처음 중도에 관한 말을 상당히 많이 했는데, 집권 이후에는 거의 거론하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좌파 이념이 밥 먹여주지 않는 것처럼 극우 이념 역시 밥을 먹여주지 못하고 또 안보를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며 "선거를 앞두고 중원이라고 하는 비옥한 영토를 포기하고 대대로 내려온 내 땅에서 농사지어서는 먹고살기 힘들다. 비옥한 영토를 향해 먼저 나아가는 당이 반드시 이긴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문병호·김용남·구상찬·유종필·문태성·이병학·정승연·강창규·김종혁·안기영·곽관용·나태근·한규택·김진선·천강정 등 국민의힘 수도권 전·현직 당협위원장 15명이 참석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하태경 의원은 "혁신을 혁신위와 지도부에만 맡길 수 없다"며 "주제를 달리해 매주 이야기를 쌓아가고 필요할 때는 공동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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