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정반대야!"…맨유 주장 레전드, 브루누 '캡틴 완장' 박탈 촉구→"너무 징징거린다"

권동환 기자 2023. 10. 3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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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로이 킨이 클럽 후배인 브루누 페르난데스를 주장감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영국 매체 '더선'은 30일(한국시간) "로이 킨은 브루누 페르난데스를 향해 신랄한 공격을 가하면서 에릭 턴 하흐 감독한테 그의 맨유 주장직을 박탈하라고 촉구했다"라고 보도했다.

맨유에서만 468경기 뛴 레전드 미드필더 킨이 페르난데스한테 분노하게 된 계기는 '맨체스터 더비'에서 비롯됐다. 맨유는 30일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맞대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강호인 맨유와 맨시티가 격돌하면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이 주목한 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는 맨시티 간판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이 2골 1도움을 기록하는 원맨쇼를 펼치면서 맨유를 침몰시켰다.


맨시티의 선제골은 페널티킥에서 나왔다. 세트피스 위기 때 수비에 가담한 공격수 라스무스 회이룬이 맨시티 미드필더 로드리를 페널티 지역 내에서 잡아챈 것이 원인이었다. 곧바로 비디오판독(VAR)이 진행됐고, 주심은 결국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건 '괴물 공격수' 홀란이었다. 홀란은 왼발로 왼발로 낮게 깔아차서 골로 만들었다. 직전 경기였던 코펜하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선방해 1-0 승리를 지킨 맨유 수문장 안드레 오나나는 이번엔 슈팅 방향을 잘못 읽으면서 실점을 막지 못했다.

전반전을 0-1로 마친 맨유는 후반전에도 홀란한테 일격을 맞았다.

잭 그릴리시가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치고 들어가다가 오버래핑하는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패스를 내줬고, 실바는 재빨리 깊숙한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홀란이 골대 먼쪽으로 순간 이동하며 노마크 찬스를 만들었다. 홀란의 헤더는 골문을 벗어날 수 없었다. 맨유는 홀란을 무방비 상태로 놓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승기를 잡은 맨시티는 2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후반 35분 로드리의 통렬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오나나가 쳐냈고, 이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홀란이 잡아 반대편으로 내줬다. 포든이 맨유 선수 2명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 오른발로 볼의 방향만 가볍게 바꾸면서 팀의 3번째 골을 터트렸다.

맨유는 끝내 만회골을 넣지 못하면서 경기를 0-3 완패로 마무리. 승점 15(5승5패)와 리그 8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순위 도약에 실패했다. 반대로 맨시티는 승점을 24(8승2패)로 늘려 리그 3위 자리를 지켰고, 선두 토트넘 홋스퍼(승점 26·8승2무)를 맹추격했다.

상대가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맨시티이지만 홈에서 열린 라이벌 매치에서 무기력하게 패한 모습은 맨유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킨을 포함해 맨유 레전드들도 친정팀이 완패한 경기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쓴소리를 날렸다.

특히 킨은 페르난데스의 리더십을 지적하면서 당장 그의 주장 완장을 뺏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맨유는 새 시즌을 앞두고 해리 매과이어의 주장 완장을 뺏어 페르난데스한테 넘겨주면서 주장 교체를 단행했다.


페르난데스가 주장 자격이 없는 이유에 대해 킨은 "오늘 페르난데스를 다시 지켜보면서 내가 감독이었다면 난 무조건 그에게서 주장 완장을 박탈했을 거다. 이건 100%"라며 "큰 결정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는 주장을 할 만한 인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 생각에 페르난데스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재능 있는 선수"라면서 "그러나 오늘 내가 그에게서 본 건 징징거리고, 짜증내고, 끊임없이 팔을 위로 쳐올리는 모습은 정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페르난데스의 축구 실력은 인정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동료들을 다독이며 팀 사기를 끌어올리는 주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킨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가 본 것들은 내가 페르난데스의 주장 완장을 벗기게끔 만들었다"라며 "그는 주장의 자질 측면에서 내가 원하는 이미지와 정반대이다"라고 발혔다.


2020년 1월부터 맨유에서 뛰기 시작한 페르난데스는 198경기 동안 66골 57도움을 기록하면서 팀의 핵심 멤버로 자리 잡았다. 그는 날카로운 오른발을 통해 많은 공격포인트를 만들었고,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맨유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페르난데스가 뛰어난 실력을 가진 축구선수라는 점은 킨도 동의했지만 주장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특히 킨은 현역 시절에 맨유 주장으로서 강렬한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면서 리그 우승 7회를 포함해 클럽 전성기를 이끌었기에, 페르난데스의 모습은 킨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킨은 이날 페르난데스 한 명만 비판하지 않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킨은 "수준이 달랐다. 맨유 선수들은 모든 면에서 짧았고, 기술적으로나 전술적으로나 맨시티한테 한참 뒤떨어졌다"라며 맨유 전체를 신랄하게 혹평했다.

사진=AP, PA Wire,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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