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이젠 우리 세대가 제2의 중동 붐 일으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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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로 출장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니 아버지는 "경찰에게 귀싸대기 맞지 않도록 조심해라"고 하신다.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으로 사우디를 방문하면서 아버지 세대의 사우디와 지금의 사우디가 어떻게 달라졌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30~40년 전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에서 겪었을 일들이 이곳에 오니 마치 어제 일인 것처럼 눈에 선하다.
이제는 필자 세대의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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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로 출장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니 아버지는 "경찰에게 귀싸대기 맞지 않도록 조심해라"고 하신다. 웃음이 나오긴 했지만, 살짝 긴장이 감돌았다. 아버지가 일하셨던 1970년대 사우디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던 걸까.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으로 사우디를 방문하면서 아버지 세대의 사우디와 지금의 사우디가 어떻게 달라졌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현지에 도착해 보니 사우디는 30~40년 전에도 그랬겠지만, 여전히 척박하고 메마른 대지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곳곳에 문호 개방 전의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에서 여전히 폐쇄적인 곳임이 묻어난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사우디를 판단하면 안 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전면에 나선 후 사우디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우디는 석유 의존을 벗어나려 한다. 약 100년의 유통기한을 남겨둔 ‘오일머니’를 아낌없이 투자해 ‘네옴시티’를 비롯한 수많은 인프라 프로젝트에 쏟아붓고 있다. 사실상의 국가 개조사업이다. 전대미문의 프로젝트를 위해 전체 인구 중 무려 70% 이상을 차지하는 35세 이하 인구를 하나의 목표 아래 모았다.
지금 사우디에서는 최소 10년간의 미래 먹거리를 찾고 유수의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의 개발 속도라면 10년 뒤의 사우디는 천지개벽의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 정부와 참여 기업도 세일즈 원팀이 되어 순방길에 나섰다. 혼란스럽고 복잡다단한 국제정세 속에서 사우디발 ‘제2의 중동 붐’ 기회를 잡기 위해서다. 정부 당국과 기업은 혼연일체가 되어 사우디에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위해 매진했다. 위기 속에 빛나는 대한민국이다. 마침 사우디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 건설은 물론 자동차, 반도체, 각종 정보통신 산업 강국으로 부상한 한국의 위상은 ‘뉴 사우디’에도 필수 조건이다.
이전에도 아랍에미리트와 미국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참가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 사우디 경제사절단 참여는 그 소회가 남다르다. 필자가 서울에서 태어났을 때 아버지는 사우디의 건설 현장에 계셨다. 아버지가 가족과 떨어져 사우디에서 근무하신 기간이 두 번에 걸쳐 총 6년이나 되었으니 참으로 고달픈 세월이었으리라. 지금의 모습에서도 사우디에 파견된 부모님 세대가 느꼈을 피와 땀, 눈물이 고스란히 마음에 다가온다. 곁에 배우자 없이 아이를 낳는다는 것, 가장이라는 멍에를 지고 밤낮없이 일해야만 하는 것, 현지인들의 멸시와 조롱을 허허롭게 웃어넘기는 것, 어머니의 눈물로 얼룩진 편지를 몇 주 지나서야 받아볼 수 있었다는 것 등등. 30~40년 전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에서 겪었을 일들이 이곳에 오니 마치 어제 일인 것처럼 눈에 선하다.
부모님 세대의 피 땀 눈물로 좋은 교육을 받고 오늘 이 자리까지 온 필자는 대한민국 성장의 산증인일 것이다. 이제는 필자 세대의 차례다. 지금 우리 세대의 피와 땀, 눈물도 우리 후세대에 기억되고 영광을 안겨주길 염원한다. 이 과실을 우리 후세대가 누릴 수 있는 건강하고 위대한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선배님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미래는 저희가 맡겠습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정지하 트립비토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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