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의 울산, 2년 연속 K리그 정상 등극... 통산 4회 우승
[박시인 기자]
▲ 홍명보 '두 손 번쩍' 2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울산 현대와 대구FC의 경기가 끝난 후 리그 우승을 확정한 울산 홍명보 감독이 두 손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울산 현대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K리그 최고의 자리에 등극했다.
울산은 29일 오후 2시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1승 7무 7패로 승점 70 고지를 밟은 울산은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60)와의 격차를 10점으로 벌리며 남은 3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올 시즌 K리그1 우승을 확정했다.
홍명보 감독의 완벽한 용병술
울산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은 마틴 아담, 2선에서 바코-강윤구-엄원상이 받치는 전형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김성준-이청용, 수비는 이명재-김영권-김기희-설영우,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대구는 3-4-3을 꺼내들었다. 바셀루스-이근호-고재현이 전방에 자리하고, 케이타-벨톨라-이진용-황재원이 미드필더에 자리했다. 김강산-홍정운-김진혁이 스리백을 형성했으며, 오승훈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점유율을 높이는 울산과 선수비 후역습에 치중하는 대구의 팀 컬러가 완전히 상반된 흐름이었다. 첫 번째 기회는 대구에게 찾아왔다. 전반 7분 케이타의 패스를 받은 고재현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조현우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반면 울산의 창 끝은 다소 무뎠다. 이에 울산의 홍명보 감독은 전반 25분 강윤구 대신 아타루를 교체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대구는 바셀루스가 부상으로 조기 교체 되는 악재를 맞았다. 바셀루스의 자리를 에드가가 대신했다.
지루했던 전반에 비해 후반전은 더욱 불을 뿜었다. 울산은 후반 1분과 2분 아타루가 연달아 유효 슈팅을 시도했다. 대구도 후반 6분 고재현, 8분 케이타의 연속 슈팅으로 울산 골문을 노렸으나 무용지물이었다.
울산은 후반 18분 결정적인 기회를 무산시켰다. 측면에서 엄원상의 크로스가 오픈 공간에 있던 아타루를 향했지만 정확하게 임팩트를 가져가지 못했다.
1분 뒤 김민혁을 교체 투입한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결국 울산은 후반 23분 아타루의 크로스에 이은 김민혁의 헤더 선제골로 포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대구의 최원권 감독은 후반 36분 이원우, 김영준 카드를 꺼내들며 승부수를 던졌다. 홍명보 감독도 곧바로 응수했다. 후반 39분 장시영, 주민규, 이규성을 투입해 적재적소에 자리잡도록 했다.
이번에도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후반 44분 주민규가 중앙선 부근에서 수비 뒷공간으로 길게 투입한 패스가 장시영에게 전달됐다. 장시영은 오른쪽으로 쇄도하며 슈팅을 시도해 쐐기골을 넣었다. 장시영의 K리그 데뷔골과 함께 승부의 추는 완전히 울산으로 기울었다.
▲ 울산현대 울산 선수들이 대구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이후 함께 기뻐하고 있다. |
ⓒ 한국프로축구연맹 |
울산의 전성 시대가 열렸다. 1996년, 2005년, 2022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별을 가슴에 품었다. 울산은 최근 몇 년 동안 정상 문턱에서 아쉽게 미끄러지며 최대 라이벌 전북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2021시즌 홍명보 감독이 울산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2인자 징크스를 깨기 위한 몸부림이 시작됐다. 홍명보 감독의 부임 첫 시즌에도 뒷심 부족으로 2위에 그쳤지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시즌 전북을 물리치고 17년 만에 울산팬들에게 우승을 안긴 바 있다.
울산의 우승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입증한 것을 이번 2023시즌이다. 전북이 시즌 초반 일찌감치 중하위권으로 떨어지면서 울산의 독주 체제가 시작됐다. 핵심 미드필더 박용우의 알 아인 이적으로 다소 흔들림은 있었지만 울산을 위협할 대항마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 올해도 울산 천하였다. 홍명보 감독은 역대 6번째로 'K리그 2연패'를 이끈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역대 K리그 2연패 이상을 달성한 감독은 김호(1998·1999년·당시 수원 삼성), 고(故) 박종환(1993·1994·1995년), 고 차경복(2001·2002·2003년·이상 당시 성남 일화), 최강희(2014·2015년, 2017·2018년), 조제 모라이스(2019·2020년·이상 당시 전북 현대)에 이어 홍명보(2022·2023년·울산)까지 6명뿐이다.
그리고 홍명보 감독은 "10년 주기 대운설을 1년 주기로 바꾸겠다"고 밝힌 약속을 이뤘다. 선수 시절 1992년 프로 데뷔 첫 해 포항의 K리그 우승,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로 정점에 섰다. 지도자로는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2022시즌 울산의 우승으로 10년 마다 대위업을 달성하더니 2023년에도 우승을 견인하는 데 성공하며 주기를 1년으로 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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