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누르니...4대 은행 실적, 기업대출이 살렸다
주요 시중은행이 올해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KB국민·신한·하나은행은 순이익을 늘리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 속에서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막대한 이자 이익을 거두면서 호실적을 이어갔다.
3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분기 누적 기준 10조5107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9조7604억원) 대비 7.7% 성장한 수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3분기 누적 기준 KB국민은행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2조8554억원, 하나은행은 23.3% 성장한 2조7664억원, 신한은행은 0.3% 늘어난 2조5991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만 누적 순이익이 2조2898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9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하며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다. KB국민은행의 호실적은 순이자 이익, 순수수료이익 등이 견인했다. 특히 원화대출금이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7조8000억원이 늘어나면서 이자 이익을 늘렸다.
3분기 기준 KB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33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28조6000억원) 대비 2.4% 증가했다. 기업 대출이 전년 대비 5.8%나 성장하면서 여신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기업 대출은 올해 3분기 기준 17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62조9000억원) 대비 9조5000억원(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1%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기업 대출 중에서도 대기업 대출이 36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9조3000억원) 대비 25.6%나 증가하며 기업 대출의 성장을 이끌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시장 위축과 전반적인 대출수요 증가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경우도 기업 대출이 순이익 감소의 '방파제' 역할을 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6.6% 감소한 1조1921억원에 그쳤으나, 신한은행은 1.0% 증가한 91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한은행은 최근 시중은행이 경쟁적으로 확대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에도 '만 34세 이하'란 조건을 붙이는 등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가계대출은 전년 대비 3.1% 감소한 127조2926억원에 머물렀다. 그러나 기업 대출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8.1% 증가하며 이를 상쇄했다. 이에 따른 원화 대출 잔액은 2.8% 늘어난 286조2761억원에 이르렀다.
신한금융 측은 "가계대출은 금리 상승,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에 따른 신용대출 수요 감소와 안심전환대출 유동화의 영향으로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였다"면서도 "기업 대출은 대기업 및 우량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증가하며 전체적인 성장을 견인했다"고 전했다.
기업 대출에 가장 공격적이었던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하나은행 역시 DSR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은 전년 대비 2.5% 감소한 126조6440억원에 그쳤으나, 기업 대출 잔액은 16.6%나 늘어난 161조4350억원에 달했다. 이 영향으로 하나은행은 3분기 95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신한은행을 제쳤다.
하나은행 기업 대출 증가세를 주도한 것 역시 대기업대출이었다. 대기업대출은 전년 대비 59.65% 늘어난 27조1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전년 대비 10.3% 증가한 130조8120원이었다. 소호 대출도 1.2% 확대된 59조5470억원에 이르렀다.
이런 경향은 우리은행에서도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대출 현황을 보면 가계대출은 전년 대비 1.8% 감소한 132조9920억원에 머물렀으나 대·중소기업 대출은 4.1%, 2.9%씩 증가한 44조5920억원, 123조5760억원으로 이를 상쇄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기업금융 명가(名家) 복원을 선언하고 경기, 부산 등 전국 2곳에 비즈(BIZ)프라임센터를 신설하는 등 기업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단계다.
다만 업계에선 기업 대출을 둘러싼 공격적인 영업이 자기적으론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수요가 줄며 은행권이 대기업에 이어 중소기업으로도 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당장은 외형성장으로 수익성이 강화되겠지만 그만큼 부실자산도 쌓이는 것"이라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한 이후엔 실적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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