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김건우, 쇼트트랙 월드컵 2대회 연속 금메달…김길리+서휘민 여자부 2관왕

유준상 기자 2023. 10. 3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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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남자 쇼트트랙 '원투펀치' 황대헌(강원도청)과 박지원(서울시청)이 주춤한 가운데 재능 만큼은 상당한 것으로 평가받는 김건우(스포츠토토)가 월드컵 2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 자존심을 세웠다.

김건우는 30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23/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1500m 2차 레이스 결승에 출전, 2분20초294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건우 뒤이어 들어온 이 종목 세계챔피언 박지원이 2분20초406으로 은메달을 따내는 등 한국 선수들이 1~2위를 휩쓸었다.

김건우는 앞서 지난 23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1000m 2차 레이스에서도 우승한 적이 있다. 당시 레이스에선 3~4위를 달리다가 황대헌이 선두 달리던 박지원을 무리하게 밀어 둘 다 넘어진 탓에 챙긴 '어부지리' 우승이었으나 이번엔 달랐다. 111.11m 링크를 13바퀴 반 도는 1500m 경기에서 김건우는 2~3위를 유지하다가 두 바퀴를 남기고 선두 박지원을 뒤로 밀어내며 그대로 질주했다.

2위를 달리던 스티븐 뒤부아(캐나다)가 인코스를 노려 박지원을 추월하려고 하는 순간 박지원이 버티면서 생긴 틈을 김건우가 쏜살같이 비집고 들어와 선두로 나섰고 결국 우승했다.

김건우는 남자 쇼트트랙에서 '악동' 혹은 '악마의 재능'으로 불린다.

그는 고교 재학 시절이던 2015년 국가대표 신분으로 음주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대표팀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고, 2016년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결국 그는 국가대표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 조항 위반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6개월 출전정지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때까지 김한울이라는 이름으로 선수 활동을 했던 그는 김건우로 개명하고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김건우는 자숙 기간을 거쳐 대표팀에 재승선했으나 2019년 2월 또 다시 물의를 일으켰다. 진천선수촌 여자 선수 숙소동에 무단으로 들어갔다가 적발되면서 다시 징계받은 것이다.

이후 2022 베이징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등 부침을 이어간 그는 지난 4월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에서 황대헌에 이어 종합 2위에 올라 2023/24시즌 국제대회 개인전과 단체전에 모두 나설 수 있게 됐다.

여자대표팀은 30일 두 종목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에이스 최민정이 대표팀 반납하고 쉬는 것에 따른 공백을 잘 메웠다.

우선 여자 1000m 결승에 나선 서휘민(고려대)은 1분31초288의 기록으로 다니에 블레(캐나다·1분31초471)를 제치고 시즌 첫 개인 종목 금메달을 얻었다. 함께 결승에 출전한 박지윤(의정부시청)은 1분31초505로 동메달을 땄고, 가장 늦게 들어온 이소연(단국대)은 2분10초657로 5위를 기록했다.

또 김길리(성남시청), 박지원(전북도청), 서휘민, 심석희(서울시청)로 구성된 계주 대표팀은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 출전, 4분12초13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차 대회 때 남자 5000m 계주, 혼성 2000m 계주에서 각각 은메달 1개를 수확한 한국 쇼트트랙은 올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처음으로 계주 종목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레이스 초반 캐나다, 네덜란드에 이어 3위로 달리다가 김길리가 19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 추월을 시도, 단숨에 선두까지 치고 나갔다. 이후 캐나다에 밀리면서 2위로 떨어졌으나 7바퀴를 남기고 김길리의 터치를 받은 박지원이 1위로 올라섰다.

그런데 3바퀴 반을 남기고 갑작스러운 변수가 발생했다. 심석희를 터치하려던 서휘민이 코트니 사로(캐나다)와 충돌하면서 그대로 넘어졌다. 이후 경기는 계속 진행됐고, 기록상으로는 한국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다만 터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선수들은 비디오 판독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여러 차례 화면을 살펴본 심판진은 코너를 돌면서 뒤쪽에서 접촉이 있었다고 판단했고, 따라서 충돌을 유발한 캐나다에 실격 판정을 내렸다.

한국, 네덜란드(4분20초607), 미국(4분21초594)은 기록이 그대로 인정되면서 세 팀이 1~3위를 차지하게 됐다. 마음을 졸이며 결과를 기다린 선수들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김길리는 눈물을 흘렸다.

전날 여자 1500m 1차 레이스에서 금메달을 딴 김길리는 이날 여자 1500m 2차 레이스에선 2분24초770의 기록으로 하너 데스멋(벨기에·2분24초672)에 밀리면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1000m 결승에선 황대헌과 이정민(한국체대)이 각각 1분26초438, 1분26초691의 기록으로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다만 남자 5000m 계주에선 입상에 실패했다. 황대헌-김건우-박지원-서이라(화성시청)로 팀을 이뤄 결승에 오른 남자대표팀은 실격 판정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내내 치열한 레이스를 펼친 한국은 중국, 캐나다에 이어 3위로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고, 심판진은 4바퀴 반을 남긴 시점에서 김건우의 터치를 받으려던 서이라가 중국 선수와 접촉하면서 방해 동작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과 류 샤오앙, 류 샤오린 산도르, 쑨롱으로 구성된 중국이 7분03초46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캐나다(7분03초875)와 카자흐스탄(7분05초352)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월드컵 2차 대회를 금메달 4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로 마무리했다. 여자부가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분전했다. 남자부는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비교적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한국은 일주일 전 1차 대회에선 금메달 4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따낸 적이 있다. 당시엔 남자 1000m에서 1차 레이스 박지원, 2차 레이스 김건우, 남자 1500m 황대헌 등 남자 대표팀 3명이 중장거리 종목에서 고루 금메달을 따내며 지난 시즌 상승세를 이었다.

2차 대회에선 반대로 여자 선수들이 힘을 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11월4일부터 6일까지 캐나다 라발에서 열리는 ISU 쇼트트랙 4대륙선수권을 치르고 귀국한다. 4대륙선수권은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4개 대륙 선수들이 모여 겨루는 대륙선수권대회다.

◆2023/24 국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한국 선수단 결과

금메달(4) : 남자 1500m 2차 레이스 김건우, 여자 1000m 서휘민, 여자 1500m 1차 레이스 김길리, 여자 3000m 계주 김길리·박지원·서휘민·심석희·이소연

은메달(4) : 남자 1000m 황대헌, 남자 1500m 1차 레이스 황대헌, 남자 1500m 2차 레이스 박지원, 여자 1500m 2차 레이스 김길리

동메달(3) : 남자 1000m 이정민, 남자 1500m 1차 레이스 김건우, 여자 1000m 박지윤

사진=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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