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Plus] 대전, 수원, 티아고, 김주찬, 마사…각자의 '동기부여'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수원삼성과 대전하나시티즌 경기를 관통하는 단어는 동기부여였다.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를 치른 수원과 대전이 2-2 무승부를 거뒀다. 수원은 리그 12위(승점 26)에, 대전은 8위(승점 47)에 머물렀다.
경기 전 두 팀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수원은 최하위 탈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반면, 대전은 지난 경기 잔류를 확정지었기 때문에 성과에 대한 큰 압박이 없었다.
이민성 대전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수원에 비해 동기부여가 약할 것 같다는 질문에 "지금 상황에서 그런 부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솔직히 인정했다. 다음 시즌 준비나 원정팬들과 같은 목표를 세우기는 했지만 잔류 의지보다 강할 확률은 높지 않았다.
반면 수원은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하고 나온 모양새였다. 염기훈 수원 감독 대행은 "이번 주는 정신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했다"면서 "승리하면 순위가 바뀐다. 대전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분명히 선수들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정신력을 더 강조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승리가 동기부여가 더 강한 쪽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전반 21분 카즈키가 건네준 패스를 받은 김주찬이 왼쪽 페널티박스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문에 공을 밀어넣었다. 이어 전반 30분에는 아코스티가 김태환의 스로인이 대전 수비를 맞고 흐르자 좋은 위치선정으로 헤더 추가골을 기록했다. 분위기는 완전히 수원 쪽으로 넘어왔고, 후반 중반까지도 이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전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티아고가 2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36분 강윤성이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후 올린 크로스를 티아고가 골문 앞에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에 티아고의 헤더 패스를 마사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면서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티아고는 무승부를 이끌어낸 비법으로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꼽았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전반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하프타임에 이 감독이 선수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해서 선수들이 각성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득점왕에 대한 개인적인 의지도 있었다. 이날 티아고는 리그 16호골을 넣어 주민규(15골)를 넘어서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와 관련해 "득점왕을 하는 것 자체가 경력에 아주 큰 업적이다. 끝까지 열심히 하되 겸손하게 훈련과 경기에 임하겠다"며 항상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좋은 결과가 올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작년 K리그2에서 출장 경기 수 차이로 못 탔던 득점왕을 올해 K리그1에서 차지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김주찬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수원은 나의 집과 같다. 그런 만큼 자부심을 느끼고 경기장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경기 결과가 좋지 못해 매 경기마다 팬들에게 죄송하고 또 너무 아쉽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주찬은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FC와 수원더비, FC서울과 슈퍼매치, 강원FC와 운명을 건 경기가 남아있다. 김주찬은 "매 경기마다 진짜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다"면서 "더비라서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고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더 많이 노력하고 잘 준비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감독들과 선수들 모두 동기부여에 대해 이야기했기에 자연스럽게 수훈 선수 인터뷰를 가진 마사에게도 동기부여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승격에 인생을 건다는 인터뷰로 큰 화제가 됐었기에 마사가 어떤 말을 꺼낼지 모두가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사는 뜻밖에도 동기부여가 필요없다는 말을 꺼냈다. 한국어 인터뷰를 자청한 마사는 "개인적으로 동기부여라는 말은 마음 속에 없다. 항상 마음은 똑같다. 오늘도, 지난주에도, 개막전에도 다 같은 마음이었다. 동기부여는 필요없다"고 말했다. 그 말인 즉 매 경기 다른 동기부여가 있어야 되는 게 아닌 선수로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그래도 마사에게 다시금 목표를 청해들었다. 마사는 한국어로 말하기 버겁다는 듯 이번에는 일본어로 말했다. "이상향에 대한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싶다. 도전적으로 뛰고 싶다"면서 "홈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승리를 위해 전력을 다해 뛸 것이며, 팀 동료들을 돕는 플레이도 많이 하고 싶다"고 밝혔다.
겉보기에는 한 팀이 다른 팀보다 더 동기부여가 강한 듯 보일 수 있지만, 모든 선수들과 감독들은 같은 수준의 동기부여를 갖고 매 경기에 임한다. 그런 의미에서 수원과 대전의 2-2 무승부는 이를 잘 드러내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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