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 총리 “하마스 확장엔 네타냐후 책임도…이-팔 두 국가로 존재해야”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자 존재하는 ‘두 국가 해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리하게 ‘한 국가’를 유지하려던 베냐민 네타냐후 현 총리의 생각이 무장정파인 하마스를 키운 바탕이 됐다면서다.
바라크 전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두 국가 해법은 절대 놓치면 안 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이를 위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몰아낸 뒤, 권력을 현재 서안지구를 통치 중인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압바스 수반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의 권력 투쟁에서 밀려난 뒤 “이스라엘의 총검 앞에 있는 가자지구에서 다시 권력을 잡을 여유가 없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아바스 수반이 가자지구를 통치하기에 상황이 달라졌다고 짚었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집트, 요르단과 15년 동안 안정된 평화를 유지해왔으며, 전쟁 개시 직전까지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자치정부의 가자지구 통치를 위해 국제적 지원을 받는 다국적 아랍군이 창설돼 통치권 확립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사우디와 카타르가 이에 대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 문제 상황을 만드는 데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아랍권의 우려를 무시한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결정이 일조했다고 비판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려 하마스가 강화됐다”며 “두 국가 해법이 아닌 한 국가로 영속을 원하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하마스는 오히려 자산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모든 사건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완전히 무시하고도 아랍 세계와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네타냐후의 생각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텔레그래프는 일부 서방 지도자들은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서 자치정부의 지지가 낮고, 북쪽의 다른 무장 단체들의 세력 확장에 맞서 서안지구 내 통제권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스라엘 노동당 출신인 바라크 전 총리는 지난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총리직을 수행했다. 2007~2013년엔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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