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잘 싸우고도…여자축구, 한수 아래 '우즈벡에 밀려' 올림픽행 무산 가능성→중국 무조건 이겨야

김현기 기자 2023. 10. 3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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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난적 북한과 비기며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 불씨를 살렸다.

하지만 '죽음의 조'에 편성되다보니 큰 고비를 하나 넘겼음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1일 홈팀 중국을 이기지 못하면 한국보다 한참 전력이 떨어지는 필리핀이나 우즈베키스탄에 밀려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이 무산될 수 있게 됐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29일 중국 샤먼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2차예선 B조 2차전 남북대결에서 완강한 저항 끝에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지난달 30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태국 심판의 석연 찮은 판정으로 수적 열세에 몰린 끝에 1-4로 역전패한 적이 있었다.

게다가 북한이 앞서 1차전에서 2022 여자 아시안컵 우승팀인 개최국 중국을 2-1로 잡는 등 전력이 좋아 한국이 맞대결에서 쉽지 않은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선수들이 똘똘 뭉쳐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태극낭자들은 아시안게임에서의 패배가 10대11로 싸운 것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증명하듯 혼신의 힘을 다해 북한과 볼다툼 등에서 밀리지 않았다. 이긴 것 못지 않은 무승부를 얻어내며 올림픽 본선 진출의 희망을 계속 유지하게 됐다.

한국은 북한과 나란히 1승1무를 거뒀으나 승점이 같을 경우 순위를 정하는 다음 원칙인 승자승에서 서로 비겨 동률이다. 결국 그 다음 원칙인 전체 경기 득실차에서 앞서 B조 1위를 유지했다. 벨호는 지난 26일 태국을 10-1로 대파한 적이 있다.

이렇게 값진 무승부를 챙겼지만 한국의 파리 올림픽 본선행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2차예선 12개팀 중 4개팀만 최종예선에 진출하는 시스템에서 한국은 무조건 2승1무를 기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2차예선에선 3개조 각 조 1위 3팀, 그리고 각 조 2위 중 가장 성적이 좋은 한 팀만 최종예선에 오른다.

한국은 오는 1일 오후 8시35분 중국과 최종 3차전을 치르는데 여기서 이기면 무조건 최종예선 진출을 이루게 된다. 북한이 태국을 10골차 이상으로 대파해서 한국보다 전체 득실차가 좋더라도 각 조 2위 중 성적이 가장 좋은 팀이 된다.

하지만 중국과 비겨 1승2무가 되면 잘 싸우고도 탈락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1승1패를 기록 중인 A조 2위 필리핀과 C조 2위 우즈베키스탄은 약체인 이란과 인도를 각각 2차예선 최종전에서 만난다. 필리핀과 우즈베키스탄 중 한 팀이라도 최종전을 승리하면 2승1패가 돼 1승2무인 한국을 제치고 최종예선에 오른다.

당연한 얘기지만 벨호는 중국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각오로 나설 수밖에 없다. 필리핀과 우즈베키스탄은 한국과 붙을 경우, 최소 4~5골 차로 패할 팀들이지만 조편성 운이 좋아 최종예선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실제 필리핀은 2차예선 A조 최강 호주에 0-8로 대패했다. 우즈베키스탄도 일본에 0-2로 졌다.

한국이 이런 상황에 몰린 건 북한 때문이다. 북한이 코로나19 이후 국제대회에 나서지 않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없다보니 실력과 상관 없이 2차예선 조추첨 때 가장 낮은 시드를 배정받았고 결국 한국, 중국이 속한 조에 오게 됐다.

그리고는 중국을 잡고 한국과 비겨 최종예선에 갈 확률이 매우 높다. 북한은 태국만 이기면 최종예선에 가게 된다.

한국 여자축구는 지금까지 여자월드컵에서 3회 연속 진출 등 총 4차례 본선에 올랐으나 올림픽에선 단 한 번도 본선에 오른 적이 없다. 남자축구와 달리 여자축구는 올림픽에서도 국가대표팀이 출전해 A매치를 벌이는데 참가팀이 12개에 불과하다보니 아시아에도 티켓이 단 2장만 주어졌다.

반면 한국을 비롯해 호주, 일본, 중국, 북한 등 여자월드컵 16강에 오를 만한 팀들이 즐비하다보니, 올림픽 아시아 예선은 상당히 박터지는 싸움이 되고 말았다.

한국은 2020 도쿄 올림픽 일본이 본선 개최국이라 빠지고, 북한이 코로나19로 불참하면서 4팀이 겨루는 아시아 최종예선에 올랐으나 중국에 2차전 연장전에 통한의 골을 내주고 1무1패로 떨어졌다.

중립지역에서 6팀이 리그전을 벌인 2016 리우 올림픽 최종예선 땐 북한, 일본과 비겼으나 이후 호주, 중국에 연패하면서 베트남 한 팀만 이기고 1승2무2패로 역시 본선행에 실패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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