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24시간 전천후 전문센터 운영소아 의료 공백 메운다

신영경 2023. 10. 3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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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탐방 인하대병원 소아 의료 시스템

기피 현상 심화되는 필수의료
인력 장비 시설 아낌없이 투자
중증 소아 환자 모든 치료 가능

아이가 아파도 갈 수 있는 병원이 줄고 있다. ‘소아 응급 진료가 어려워서’ ‘입원 치료할 곳이 없어서’ 길을 헤매거나 병원을 전전해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24시간 소아 중증·응급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은 손에 꼽힐 정도다. 특히 인천 지역은 소아·청소년 인구가 많은데도 전문 인력이 부족해 소아 진료 공백이 큰 곳이다. 인천의 대표 상급종합병원인 인하대병원은 소아 진료 현장 최전선에서 필수의료를 책임져 왔다. 인하대병원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장인 권영세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현재 인천에서 중증·난치 소아 환자의 외래·응급·입원 치료가 모두 가능한 곳은 인하대병원뿐이다”고 강조했다.


인하대병원의 역사는 지역사회의 의료 발전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인하대병원은 1996년 인천의 첫 대학병원으로 문을 열고 중증 환자를 치료했다. 개원 때부터 지역 의료체계의 핵심 역할을 담당해 온 셈이다. 지역민에겐 병원 존재 자체가 희망이자 자랑이었다. 특히 인하대병원은 환자들 사이에서 ‘착한 병원’으로 통한다. 병원의 수익성과 관계없이 공공 의료서비스를 강화하는 일에 여념이 없어서다. 소위 ‘돈 안 되는’ 필수의료 분야에 집중하며 ‘착한 적자’를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


소아 응급·청소년 전문의 24시간 상주


인하대병원이 주력하는 분야는 ‘소아 진료’다. 소아청소년과는 문을 여는 곳보다 닫는 곳이 더 많아지고 있다. 저출산 상황에 더해 상대적으로 의료 수가(진료비)는 낮지만 진료가 까다롭고 의료 소송에 대한 위험 부담이 큰 탓이다. 소아 중증 환자의 경우 입원 가능한 병원을 찾아 원정 치료를 가는 일이 다반사다.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소아 응급 진료를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병원이 잇따른다. 하지만 인하대병원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전문 인력과 장비·시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소아 의료체계에 생긴 빈틈을 적극적으로 메우고 있다.

인하대병원에선 24시간 소아 진료가 가능하다. 소아 응급전문의와 소아청소년 전문의가 항시 상주하고 있다. 일찌감치 소아 중증·응급의료 인프라를 구축한 결과다. 병원은 꾸준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추가 영입하고 소아 병상을 늘렸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가운데 일부는 소아 응급의학 세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를 통해 양적·질적 치료 역량을 쌓으면서 소아 진료체계의 주춧돌을 마련했다. 지난 4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개소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로 지정되기도 했다. 인하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인 김근영 응급의학과 교수는 “인하대병원은 그동안 외래 진료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통해서도 공백 없는 소아 진료를 이어왔다”며 “전국의 소아 환자를 이송받아 응급 진료로 어린이의 건강과 안전한 회복을 책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서 거리 먼 지역 환자들도 찾아와


이들 전문센터가 갖는 의미는 크다. 일정한 인력·장비·시설 기준을 충족해야 전문센터로 지정될 수 있다. 우선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응급 의료체계의 큰 축을 담당한다. 성인 응급실과 분리된 별도의 소아 전담 응급실을 운영하며 소아 응급전문의가 환자를 치료한다.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소아 연령별 의료 장비도 갖췄다. 김 교수는 “현재 센터에는 소아 응급 환자 병상 5개와 중증 소아 응급 환자 병상 2개를 비롯해 소아 음압격리 병상과 일반격리 병상이 각각 1개씩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는 중증 소아 환자를 전담한다. 지역 내 1·2차 병·의원에서 치료가 어려운 중증 소아 환자를 돌보는 역할이다. 이곳에선 중증 소아 환자의 응급·입원·후속 진료가 한번에 이뤄진다. 전담 의료진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7명과 소아 응급전문의 6명으로 구성돼 있다. 병원은 소아 입원 병상 규모를 2배 이상 늘려 현재 100병상을 유지 중이다.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 운영으로 인하대병원의 소아 진료체계가 한 단계 더 발전했다는 평가다. 이제는 인천과 거리가 먼 지역에서도 많은 중증·응급 소아 환자가 인하대병원을 찾는다. 권 교수는 “센터는 사회 전반에서 어린이 건강과 복지를 증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 인하대병원의 소아 진료 시스템 변화

「 2019년 2월 희귀질환 경기 서북부권 거점센터 지정

(2017년부터 희귀유전질환센터 운영)
2023년 3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5명 보강
(소아청소년과 정규 교수진 17명 근무 시스템 구축)
2023년 4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지정 및 개소
2023년 5월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 지정 및 개소
(소아 전담 병상 100개 돌파)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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