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9번 박현경, 910일 만에 통산 4승
박현경(23)이 29일 제주 핀크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박현경은 마지막 날 3타를 줄인 끝에 합계 8언더파로 이소영과 공동선두를 이룬 뒤 연장 두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했다. 2021년 5월 2일 KLPGA 챔피언십 이후 2년 6개월 만의 우승이다. 통산 4승.
이소영은 4라운드 17번 홀에서 롱퍼터를 성공시키며 공동선두로 뛰어올랐다. 그러자 박현경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소영은 지난해 MBN 여자오픈에서 박현경과 연장전을 벌인 끝에 패배를 안겼던 주인공이다.
결국 박현경과 이소영은 우승자를 가리기 위해 연장 승부를 펼쳐야 했다. 이소영은 18번 홀에서 벌어진 연장 첫 홀 경기에서 먼저 우승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홀 3.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승리를 굳히지 못했다. 같은 홀에서 열린 연장 두 번째 홀 경기. 이소영은 티샷을 강하게 치려다 공을 벙커에 빠뜨렸다. 더구나 두 번째 샷마저 그린 앞 워터 해저드에 빠뜨리면서 승부의 추가 박현경 쪽으로 기울었다.
2019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박현경은 골프 팬 사이에 ‘국민 여동생’으로 불린다. 2020년 2승을 거둔 뒤 2021년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에서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 이후 우승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2021년 준우승 네 번, 지난해 두 번, 올해 세 번 등 모두 9차례나 준우승을 차지했다.
더구나 지난 8월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는 마지막 날 단독 선두로 출발했다가 결국 공동 4위로 내려앉기도 했다. 좀처럼 우승하지 못하는 징크스가 이어지자 박현경은 법정 스님의 책까지 찾아 읽으면서 마음 다스리는 법을 익혔다.
박현경은 이날 처음으로 갤러리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가 이전에 거둔 3승은 모두 코로나 19 감염증 기간에 열린 무관중 대회에서 나왔다.
경기 후 박현경은 “준우승만 아홉 번 하는 동안 ‘나는 우승 기회를 못 잡는 선수인가’ 의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샷 감각이 좋아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내 마음을 어떻게 컨트롤할까’ 고민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갔다. 마음을 다스리려고 노력해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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