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큼은 온전히…”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 호소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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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희생자를 기리는 보라색 추모 물결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유가족은 "오늘만큼은 온전히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애도해 달라"고 호소했고, 시민들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10·29이태원참사시민협의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4대 종교 기도회를 시작으로 추모식 사전 행사를 개최했다.
참사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유가족과 일반 시민들은 여전히 희생자들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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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희생자를 기리는 보라색 추모 물결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유가족은 “오늘만큼은 온전히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애도해 달라”고 호소했고, 시민들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10·29이태원참사시민협의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4대 종교 기도회를 시작으로 추모식 사전 행사를 개최했다. 1주기를 맞아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려는 추모 열기는 예상보다 뜨거웠다.
애초 경찰은 녹사평역 방면 차로 2개를 바리케이드로 막아 행사 참석자들이 앉을 수 있도록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 줄에 8~10명씩 나란히 앉은 참석자 행렬은 이태원역 1번 출구부터 75m가량 길게 이어졌다.
2개 차로를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1번 출구 앞 보도 일부와 버스정류장까지 빼곡히 자리잡았다. 이들은 행사 내내 ‘10·29 이태원 참사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고 적힌 보라색 손팻말을 높이 흔들었다.
참사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유가족과 일반 시민들은 여전히 희생자들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연단에서 “유가족과 희생자 혼자가 아니라는 것 알았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한 유가족은 연보라색 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싼 채 울음을 터뜨렸다.
경기도 용인에서 두 아들과 함께 온 고혜란(39)씨는 “큰아들이 12살인데 아들과 얼마 나이 차이가 나지 않는 젊은 세대들이 사고를 당했다. 목숨을 잃은 것이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후 5시부터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본 대회에서도 추모 열기는 이어졌다. 본 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7000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본 대회에 참석한 생존자와 유가족들은 참사를 기억해달라고 강조했다. 희생자 이주영씨의 아버지 이정민씨는 “우리는 유가족이고 싶지 않다”며 “(참사) 예측 경보를 인지하고 계획을 실행했다면 우리가 유가족이 되는 일은 없었을 거다”고 말했다.
생존자 이주현씨 역시 “작년 (참사가 벌어진) 골목 바닥에 깔렸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며 “어떤 사람들은 나한테 운이 좋다고 한다. 운으로 생사가 갈려야 했던 일인지 공공 안전의 유무가 왜 운으로 바뀌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여야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159개의 우주, 159개의 세계가 무너진 그날로부터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유족들의 절절한 호소는 오늘도 외면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권력은 오로지 진상 은폐에만 급급하다 참사의 책임을 지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면서 “책임 있는 정부 당국자들은 오늘 이 자리조차 끝끝내 외면했다. 국가는 참사 때도, 지금도 희생자와 유족 곁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불참했다. 다만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김예지 최고위원이 개인 자격으로 추모대회에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추모대회 불참을 비판한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도 이날 추모대회에 참석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랑하는 피붙이를 잃은 유가족의 비통한 마음, 단짝 친구를 잃고 살아남은 친구들의 고통을 어찌 다 헤아리겠느냐”며 “진심으로 따뜻한 위로를 드리고 아픔을 나누고 싶다”고 적었다.
성윤수 백재연 박장군 신용일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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