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하다 배우는 기쁨 잃은 아이들... 이건 교육 아니다"

차원 2023. 10. 2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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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무상화평준화국민운동본부, 28일 '2023 교육혁명행진' 열고 교육체제 대전환 촉구

[차원 기자]

 "입시경쟁교육철폐" "대학서열해소"
ⓒ 차원
 
대학무상화평준화국민운동본부(상임공동대표 조창익/홍성학, 이하 대무평)가 28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2023교육혁명행진'을 열고 교육체제 대전환을 촉구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후 '대학서열 해소하고 입시경쟁교육 철폐하라' '교육재정 확충하여 대학무상화 실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삼각지역까지 행진, 대통령실을 대신해 나온 용산경찰서 담당자에게 이들의 요구가 담긴 서한을 전달했다.

조창익 대무평 상임공동대표는 "우리 아이들이 삶의 신비와 배움의 기쁨을 만끽하기 전 자본주의가 낳은 극단 경쟁체제의 강물로 빠져가고 있다"면서 "그 강에는 공존, 협력의 교육적 가치는 없고 승자독식, 인간소외 등 온갖 부정적 역기능이 창궐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의 경쟁교육은 교육이 아닌 죽음"이라며 "대학 무상화 평준화로 죽음의 교육을 멈추고 모두를 위한 교육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입시 개편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경쟁과 억압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해 혼란과 실패가 예정돼있다"며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했다.

전승혁 전교조 청년부위원장은 "진정으로 교권이 보장되고 완성되려면 입시 경쟁교육이 해소돼야 한다"며 독일 고등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진 이야기를 꺼냈다. 전 부위원장은 그들의 입에서 학원, 입시경쟁 등의 단어는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 대신 기타와 축구를 즐기며 기후위기에 관해 고민한다는 말을 듣고, 우리도 그렇게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전교조는 윤석열 정부의 2028년 대입 개편안 전면 개정을 요구한다"면서 "수능의 절대평가화와 자격고사화가 필요하다. 능력주의 세상을 뒤엎고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투쟁에 교사들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전은영 서울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 공동대표는 "한 동료 학부모에게 '자녀가 초등학교 때는 꿈이 많았는데, 중학교에 가니 전교 1등이 되는 것만 꿈꾸며 생기를 잃어가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현재의 입시 위주 제도와 교육은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창아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부산대분회원은 "비정규직으로 강의 노동을 하면서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면서 "그 외에도 임금 격차, 총장선거 선거권 없음 등 일상적인 차별과 불평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불안, 자책, 절망... 무한경쟁 파도 멈추자"
  
 결의문 읽는 대학무상화평준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단. 앞에 놓인 '입시 지옥' '대학 서열' 등이 쓰인 박스를 발로 차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 차원
 
대학생의 발언도 있었다. 안유미 청년광장 회원은 "학생 때는 입시경쟁, 대학에 가면 비싼 학비와 그로 인한 학자금 대출, 취업해도 적은 급여에 고통받는다"면서 청년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입시 때는 공부보다도 좋은 대학에 못 가서 평생 성공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 친구와 비교하며 느끼는 자책감, 내 실력에 대한 절망감 등이 더 힘들었다"면서 "이런 게 당연한 세상을 바꿔야 한다. 우리 교육을 바꾸고 사회를 바꿔 자신의 쓸모를 계속 입증해야 하는 무한경쟁의 파도를 멈추자"고 외쳤다.

이어 대학무상화평준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단이 입시경쟁교육 철폐, 대학서열체제 해소, 내신-수능시험 절대평가 전환, 대학 무상화 실현, 대학 균형발전 실현, 고등교육재정 확충 실현, 먹튀 구조조정 저지 등의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읽은 후 참가자들은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에서 조장우 평등교육실현을위한충북학부모회 사무국장은 "대다수 양육자는 입시지옥, 대학 서열, 비싼 등록금 등 문제로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면서 교육의 근본적 변화를 촉구했다. 이선준 노동당 청년학생위원은 "지금의 상대평가 경쟁교육 체제에서는 누군가는 결국 탈락할 수밖에 없다"면서 "재정지원이 가능한 부모가 없다면 학생은 제대로 교육받지도 못한다. 누구나 필요한 교육을 받고 원하는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학 대무평 상임공동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규제 완화로 대학이 비정규직을 더 뽑을 수 있게 됐다. 또 먹튀 구조조정에도 나서고 있다"고 비판하며 "고등교육을 망가트리고 초중등교육을 비정상화하는 대학 서열화를 바꾸고 제대로 된 교육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창익, 홍성학 두 대무평 상임공동대표는 용산경찰서 담당자에게 요구 서한을 전달했다. 담당자는 다음 주 대통령실에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강혜승 대무평 서울본부 준비위 공동대표는 "교육부가 10월 10일 대입 개편 시안을 발표하고 시민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등 논의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10.28 교육혁명행진과 후속 활동을 통해 대입 입시경쟁 교육 해소, 수능 절대평가 확대, 대입자격고사 도입을 쟁점화하겠다"며 "교육부가 이번 개편 시안을 폐기하도록 하고, 내신-수능 절대평가를 쟁취하도록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행진하는 참가자들
ⓒ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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