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엔 야유 쏟아진 추모대회…이재명, 尹 불참 겨냥해 한 말

위문희, 김정재 2023. 10. 2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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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추모식 참석 여부를 고심했던 국민의힘에서도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 일부가 ‘개인 자격’으로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이날 일부 시민들이 인 위원장을 향해 “윤석열 탄핵하라”“얼른 꺼져라”“사과하라” 등의 야유를 보내는 소란도 빚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등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 '기억, 추모, 진실을 향한 다짐'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지난 23일 국회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엿새만에 장외로 나와 추모대회에 참석했다. 야4당 대표 중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이 대표는 추모사에서 “159개의 우주, 159개의 세계가 무너진 그날로부터 1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며 “유족들의 절절한 호소는 오늘도 외면받고, 권력은 오로지 진상은폐에만 급급하다”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책임 있는 정부 당국자들은 오늘 이 자리조차 끝끝내 외면했다. 국가는 참사 때도 지금도 희생자와 유족들 곁에 없다”며 “그렇게 반성하지 않는 마음, 책임지지 않는 태도가 오송 참사와 해병대원 사망이라는 또 다른 비극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 등 야4당은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추모대회를 추진했고, 특히 민주당이 전국 시·도당에 사무총장 명의의 공문을 보내 당 차원의 참석을 독려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를 이유로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추모대회 불참 결정을 내렸는데, 이 대표가 연설에서 이런 태도를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신속한 통과로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특별법 제정을 통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이 대표는 5분간 이어진 추모사를 마무리하면서 “이 나라의 미래는 권력자들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께서 열어간다는 사실을, 이 나라의 국민은 이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 말했다. 이날 추모대회에 민주당에선 홍익표 원내대표, 정청래·고민정 최고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하고 이외에도 소속 의원 수십명이 참석했다.

이 대표에 이어 추모사에 나선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대통령이 사죄의 마음을 담아 앉아 있어야 할 저 빈 의자가 너무 가슴 시리다”며 “특별법 제정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도 “21대 국회 임기 끝나기 전에 반드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가 “윤 대통령이 야당이 주도하는 행사라며 1주기 추모제 자리조차 외면했다. 그러면 여당이 주도하면 되는거 아닙니까”라고 발언하자 시민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 '기억, 추모, 진실을 향한 다짐'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윤 대통령 불참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를 ‘참사의 정쟁화’로 규정하며 비판한 국민의힘에선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일부 위원들이 ‘개인 자격’으로 추모대회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이만희 사무총장 등이 역시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인 위원장과 유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와 같은 좌석에 나란히 앉아 추모대회를 지켜봤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이 1부 순서가 끝나고 추모대회를 빠져나가는 인 위원장에게 “윤석열 탄핵하라”“진상 규명이 안됐잖아”“얼른 꺼져라” 등의 수분간 야유를 보내는 상황이 발생했다. 경찰이 현장에서 제지해 몸싸움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는 추모대회에 참석하는 대신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대협의회 시작 전 묵념을 하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김기현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안타까운 참사의 사전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 또한 오늘 당정협의회의 핵심 과제”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더 긴밀히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주최자 없는 축제의 안전관리 책임을 지자체에 부여하는 재난안전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유감스럽게도 지난해 12월 제출한 재난안전법은 지난달에야 행안위를 통과했다”며 “1년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한 부끄러운 현실 앞에 국민의힘이 먼저 반성하겠다. 조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위문희ㆍ김정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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