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한도 위축 가능성… 카카오 불똥 맞은 한투

임송수 2023. 10. 2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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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사태로 카카오뱅크 2대 주주인 한국투자증권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자기자본이 6조3000억원 수준이던 한투증권은 지난해 말 지주와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을 모두 취득했다.

그러나 카카오 사태로 카카오뱅크 주가가 폭락하며 한투증권의 자기자본 축소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한투증권은 수천억원대 카카오뱅크 지분 평가손실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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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지분 수천억원 평가손실
자기자본 2배까지 가능한 ‘자금조달 창구’ 발행어음 한도에도 영향
뉴시스


카카오 사태로 카카오뱅크 2대 주주인 한국투자증권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카카오뱅크 주가 하락 여파로 주요 유동성 창구가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투증권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발행어음 잔액은 13조3836억원이다. 지난해 말 11조232억원에서 반년 만에 2조원 이상 불어났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자체적인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금융상품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가 자기자본의 200% 한도까지 발행할 수 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증권사 입장에서 발행어음은 ‘손쉬운’ 유동성 확보 창구가 됐다. 투자 대상 자산에 대한 규제가 허술하다는 점에서 부실 자산을 편입시켜 손실을 숨기기 위한 도구로도 활용됐다. 이에 대형 증권사들은 발행어음 한도를 늘리려고 자기자본 규모를 공격적으로 불려왔다.

자기자본이 6조3000억원 수준이던 한투증권은 지난해 말 지주와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을 모두 취득했다. 당시 발행어음 잔액은 12조원으로 한도까지 6000억원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 지분 매입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기자본이 8조원까지 늘었다. 발행어음 한도도 3조원 이상 확대됐다.

그러나 카카오 사태로 카카오뱅크 주가가 폭락하며 한투증권의 자기자본 축소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 카카오뱅크 지분 매입 당시 주가는 2만6350원이었지만 지난 27일엔 28.7% 하락한 1만8780원까지 내렸다. 이에 한투증권은 수천억원대 카카오뱅크 지분 평가손실을 입게 됐다. 평가손실이 당장 단기 손익으로 잡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다른 부문에서 흑자를 크게 보지 않는 이상 연말까지 주가 회복이 어려울 경우 발행어음 한도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발행어음 잔액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 막대한 규모의 투자 자산이 당장 발을 뺄 수 없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묶여 있는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규제 리스크에도 노출됐다. 카카오가 법적 처벌을 받아 카카오뱅크 지분을 10%까지 줄이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는 카카오보다 1주 적은 한투증권으로 넘어간다. 이 경우 한투증권을 자회사로 둔 한국금융지주는 은행지주회사로 변경되고 공시의무, 자본적정성 등에서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는다. 한투증권은 은행지주로의 변모를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투증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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