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리버풀이 우리 라이벌, 앞으로 가게 하는 힘이지"…맨더비 앞툰 펩의 '팩폭'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맨체스터를 연고지로 둔 전통의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올 시즌 첫 맞대결이 열린다. 그런 가운데 지난 시즌 유러피언 트레블을 일궈낸 맨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유를 더이상 라이벌로 보지 않는 듯한 뉘앙스 발언을 해서 화제다.
29일(한국시간)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유와의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팀은 30일 오전 0시30분 맨유 홈구장인 올드트래퍼드에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치른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이 올드 트래퍼드를 떠난지 10년이 됐다. 이제 프리미어리그 헤게모니는 맨시티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퍼거슨 감독 퇴장 뒤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지난 10년을 돌아보면서 맨더비 앞둔 소감을 전했다. 그는 "퍼거슨 경이 맨유를 지휘하던 당시에도, 내가 바르셀로나에서 감독직을 할 때도 맨시티가 이렇게까지 성공할 줄은 몰랐다"며 급성장한 맨시티의 행보를 돌아봤다.
과거 퍼거슨 감독은 맨시티를 두고 '시끄러운 이웃사촌'이라고 표현하며 2008년 중동 자본의 맨시티 인수를 비판했다. 그러나 맨시티는 '오일머니'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전력을 끌어올리더니 2016년 과르디올라를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완전히 만개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퍼거슨이 ('시끄러운 이웃'이라고)말 한 것은 사실"이라며 "맨시티는 당시 경쟁 상대가 아니었다. 고작 중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이었다"며 군소규모 팀에 불과헀던 맨시티의 과거를 상기시켰다. 그러나 이후 "셰이크 만수르(아랍에미리트연합 부통령으로 맨시티 구단주), 칼둔 알 무바라크(아랍에미리트 정치인)이 맨시티에 투자한 후 몰라보게 팀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맨시티는 중동에서의 투자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선임으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맨시티는 만치니 감독 아래서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성공했고 FA컵 우승, 커뮤니티 실드 우승까지 챙기며 1967/68 시즌 이후 첫 리그 우승 감격늘 누렸다.
2016년 부임한 과르디올라는 또다서 역사를 썼다. 5회의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2회의 FA 컵 우승, 4회의 리그컵 우승 등 잉글랜드의 모든 축구 대회에서 트로피를 획득하며 장식장을 화려하게 채운 맨시티와 과르디올라 감독은 결국 2022/23시즌 구단 숙원이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같은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FA컵 우승과 더불어 트레블도 달성했다.
반면 맨유는 퍼거슨이 떠난 2012/13 시즌 이후로 단 한 번의 프리미어리그도 우승한 적 없다. 조세 무리뉴와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각각 2017/18시즌, 2020/21시즌 2위를 일궈내며 우승에 다가서는 듯 했지만 다음 시즌만 되면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결국 두 구단 궤도가 명확히 달라지며 과르디올라 감독 또한 맨유를 중요 라이벌 순위에서 점차 지우는 듯 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유가 여전히 맨시티의 큰 라이벌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솔샤르 감독과의 (2020/21시즌) 리그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우리의 가장 큰 라이벌은 리버풀"이라며 위르겐 클롭 감독이 팀을 키운 리버풀을 더욱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이어 "리버풀이 우리를 더욱 높은 자리까지 이끌어주는 원동력이고 모든 부문에 있어 더 나아지게 하는 힘이다. 지금까지 그 어떤 팀도 리버풀만큼 우릴 몰아붙이지 못했다"며 리버풀에 대한 고평가를 이어나갔다.
맨유팬 입장에선 속상한 말이다. 그러나 라이벌 지위를 되찾기 위해선 맨유가 스스로 각성해야할 것을 주문한 이가 바로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그는 "맨유는 퍼거슨이 지휘하던 시절처럼 성공할 순 없다"며 "당시엔 2~3팀만 유능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팀들이 유능한 감독과 힘있는 구단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퍼거슨이 맨유를 이끌며 전 잉글랜드를 호령하던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과 같은 '단독 질주'는 더이상 힘들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과르디올라는 "맨유에게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 단지 감독을 믿고 기다려야할 뿐"이라며 사령탑 흔들기가 온당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최근 에릭 턴하흐 맨유 감독은 거취가 다소 불안한 상태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7승 2패를 기록하며 3위에 올라있는 반면 맨유는 4패를 거두며 8위에 그치고 있어서다.
맨체스터 더비에서 맨유가 좋은 경기력으로 반등의 여지를 보여주는 게 맨시티 최대 라이벌 지위를 되찾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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