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고향 조화 동났다”…추모 열기에 中관영매체 ‘침묵’

권지혜 2023. 10. 2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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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심장병으로 별세한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를 애도하는 분위기가 사흘째 이어졌다.

그러나 중국 관영 매체는 당국이 공식 발표한 리 전 총리 부고 외에 그의 생전 활동과 업적 등을 소개하는 별도 기사는 다루지 않았다.

이를 두고 중국 최고지도부가 사후에도 존경받는 리 전 총리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확산하는 걸 탐탁치 않게 여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중국의 여러 대학은 학생들에게 리 전 총리 추모 집회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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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들의 좋은 총리였다” 애도 물결
빈곤 탈피·제로 코로나 정책 등
시진핑 치적에 대한 공개 비판으로 호응 얻어
대학은 ‘추모집회금지령’
28일 고(故) 리커창 전 중국 총리가 어린 시절 살았던 안후이성 허페이시의 주택 건물 앞에 시민들이 놓고 간 조화가 가득 차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7일 심장병으로 별세한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를 애도하는 분위기가 사흘째 이어졌다. 리 전 총리의 고향집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조화가 동이 났을 정도다. 이를 촬영한 영상에는 ‘인민들의 좋은 총리였다’고 그를 기리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29일 “안후이성 허페이시의 리 전 총리 생가에 헌화하려는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조화가 동이 나 외지에서 배송할 정도로 추모 열기가 높다”고 전했다. X(옛 트위터) 등에는 조문객들이 리 전 총리 생가 앞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눈물을 흘리는 영상이 공개됐다.

그러나 중국 관영 매체는 당국이 공식 발표한 리 전 총리 부고 외에 그의 생전 활동과 업적 등을 소개하는 별도 기사는 다루지 않았다. 전날까지만 해도 리 전 총리 부고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지만 갑자기 사라졌고 SNS 웨이보에서도 관련 해시태그가 검색어 순위 50위 밖으로 밀렸다.

이를 두고 중국 최고지도부가 사후에도 존경받는 리 전 총리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확산하는 걸 탐탁치 않게 여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추모 열기가 현 지도부에 대한 불만 표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의 여러 대학은 학생들에게 리 전 총리 추모 집회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이날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지난 27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중화민족의 공동체 의식을 확립하기 위한 9차 집단학습을 실시했다는 소식을 톱뉴스로 전했다.

중국인들은 갑자기 세상을 떠난 리 전 총리에 대해 “중국 경제 발전에 공헌한 그의 죽음은 큰 손실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했다. 그래서 고맙게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가 지난 3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대화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한때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리 전 총리는 개혁개방에 열린 시장주의자로 평가 받는다. 시 주석 집권 10년 동안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2인자로 있으면서 시 주석이 치적으로 내우는 빈곤 탈피, 제로 코로나 정책의 폐해 등을 공개적으로 지적해 민심의 호응을 얻었다.

리 전 총리는 지난 3월 총리 퇴임을 앞두고 국무원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하면서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는데 이 영상도 중국 온라인상에서 삭제됐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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