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배신자' 낙인에 발목 잡혔다…대권 도전 꿈 접은 펜스
마이크 펜스(64) 전 미국 부통령이 2024년 대선 도전의 꿈을 접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에게 찍은 ‘배신자’ 낙인으로 인한 낮은 지지율이 원인으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펜스 전 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 유대인 연합(RJC)’ 행사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하늘 아래 모든 일이 때가 있다. 지금은 나의 때가 아니다”라며 “많은 기도와 숙고 끝에 오늘부로 대선 캠페인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주요 후보가 중도 하차를 선언한 것은 펜스 전 부통령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펜스 전 부통령에 대해 "여론조사에서 부진했고, 선거운동 자금이 부족해지면서 경선을 떠나게 됐다”고 분석했다.
최신 여론조사를 집계해 후보별 평균 지지율을 알려주는 미 분석업체 ‘파이브서티에잇’에 따르면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기준 평균 3.8%의 지지율을 얻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56.9%),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14.1%),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8%), 비벡 라마스와미 전 로이반트사이언시스 최고경영자(5.8%)보다 낮다.
지난 3분기 펜스 전 부통령이 모은 선거 자금도 340만 달러(약 46억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4550만 달러(약 615억원), 디샌티스 주지사는 1500만 달러(약 204억원)를 모금했다.
트럼프가 찍은 ‘배신자’ 낙인 못 떨쳐내
하지만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한테 진 것이 분명한데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사기’ 주장을 펴며 결과에 불복하고,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폭도들이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한 이후 트럼프와 결별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1·6 의회 폭동 상황에서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했다. 펜스는 당시 행동이 “헌법을 수호하려 한 것”이라고 항변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이 찍혔다.
AP통신은 “펜스가 (대선 불복) 책략을 거부함으로써 헌법적 위기를 피했지만, 트럼프와 많은 지지자의 분노를 샀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펜스는) 전통적 보수주의자이자 외교 매파로 복지 지출 축소와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트럼프 시대의 인기영합주의와 ‘아메리카 퍼스트’ 고립주의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아버지 에드워드 펜스, 한국전쟁 참전용사
지난 2017년 4월 부통령 자격으로 방한했을 때도 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SNS에 “아버지가 수십 년 전 떠난 그 나라(한국)에 셋째 아들이 돌아온 모습과 당신의 헌신 덕분에 자유롭고 번영하는 한국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지 떠올렸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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