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명으로 구분 말고 좋은 멘토 돼주는게 우선”

김동규 2023. 10. 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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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황금어장’ 교정선교 팁
“출소자에게도 관심의 끈 놓지 말아야”
교정의 날을 맞이해 교정선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소망교도소 수용자들이 부흥성회에서 두 손을 든 채 찬양하고 있는 모습. 국민일보 DB

“재소자들이 출소해도 교정이 안 되면 의미가 없더라고요. 재범으로 다시 교정시설에 들어오기도 하고 잘 교정되지도 않습니다. 근데 주변에서 악했다고 평가되는 범죄자가 신앙을 만나니 교화되고 변하는 모습만큼은 종종 봤습니다.”

교정시설에서 근무하는 A씨에게 교정선교의 중요성에 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범죄자들의 재범 방지를 위해 힘쓰는 그에게 들은 이야기는 신앙이 교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임을 보여준다.

10월 28일은 ‘교정의 날’로 수용자의 사회 복귀 능력 향상 등 교정 행정이 국가적 역할로 주목받게 되면서 이를 국민에게 알리고 교정공무원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2002년 제정됐다. 교정의 참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뜻깊은 날인 만큼 수감자들이 신앙으로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돕는 교정선교의 중요성도 같이 대두되고 있다.

교정시설, 복음의 황금어장
남부구치소 재소자들이 영화 ‘기적을 믿는 소녀’를 관람하는 모습. 국민일보 DB

교정시설에서의 종교는 앞서 A씨가 전했던 이야기처럼 수용자의 심성을 순화시키고 마음에 평정을 갖게 해 수용자가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지난 1월 발표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재범률이 1% 감소할 때마다 연간 약 903억원의 절감 효과가 생긴다. 종교가 재범 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주된 역할을 맡는다고 볼 수 있다.

교정선교는 ‘복음의 황금어장’이다. 한국교계와 교회가 위기에 봉착됐다고 평가되는 만큼 교정선교의 필요성은 수치로 확인된다. 법무부 교정본부에서 최근 발표한 ‘2023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수형자 인원 3만4475명 가운데 기독교인은 1만2230명으로 총 35.5%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기독교인 비율인 약 15.0%(774만명)와 비교했을 때 2배인 셈이다. 이 같은 통계는 교정시설에서의 기독교는 다른 종교보다도 주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교정선교의 참 자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군경교정선교부가 출간한 ‘교정선교 매뉴얼’ 모습. 예장통합 제공

교정선교를 하고 싶지만 정보를 모르는 이들을 위해 한국교계가 팔을 걷어붙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군경교정선교부는 ‘교정선교 매뉴얼’을 출간해 교정선교에서 알아야 할 사항들을 안내한다. 매뉴얼에는 교정시설의 역사와 현실태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교정에서의 선교를 할 때 주의사항과 참고 양식들이 담겨 있다.

군경교정선교부는 “죄명과 사람을 같은 위치에서 보지 않고 재소자를 같은 인간으로 존중하되 수감돼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며 “수형자의 죄명에 대한 정보를 모르고 봉사를 갔다면 궁금해하지 말고 스스로 이야기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는 등 재소자와 예배를 드릴 때의 주의사항을 안내한다. 이어 “우발적 상황을 고려해 개인으로 행동하기보다는 선교단체와 교회 등 공동체를 통한 봉사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매뉴얼은 지속적인 소통과 기도를 비롯해 재소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세를 갖추는 등 권장 자세의 대해서도 설명한다.

그렇다면 최근 사기·횡령 및 마약사범 등 일부 범죄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목회자들은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할까. 이에 전문가들은 재소자들을 죄명으로 구분하기보다는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쌓는 메시지를 전하길 권했다. 김영식 소망교도소 소장은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부분의 재소자는 어릴 때 타인과의 부정적 관계로 인해 범죄에 손을 댄다”며 “신앙의 멘토를 만나 관계를 쌓는다는 것은 잊거나 잃었던 긍정적인 관계를 회복하는 첫 발판이다. 이로 인해 가장 중요한 하나님과의 관계를 깨닫고 하나님이 자신의 보호자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돕는 것이 교정선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교정시설을 넘어서도

한국교회가 재소자들의 출소 이후에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 소장은 “교정선교는 교정 시설 안에서만 하는 것이 아닌 출소 이후에도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면서 “재소자들은 교정 시설 안에서 양육을 받고 신앙의 성장을 기약하면서 실질적으로 복음을 따르는 장소는 출소 이후”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한국에서는 출소한 재소자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교회가 이들에게 끝까지 관심을 가져 복음을 전파하는 역할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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