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쎈여자 강남순’ 백미경 작가의 진화하는 여성 서사 [작가 리와인드(100)]
매력적인 여주인공들 활약 다룬 백미경 작가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2014년 ‘강구이야기’부터 ‘사랑하는 은동아’,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 ‘우리가 만난 기적’, ‘날 녹여주오’, ‘마인’ 등 여러 장르의 작품을 집필해 온 백미경 작가는 최근 매력적인 여성 서사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여성들의 욕망 또는 화합 등 다양한 감정들을 아우르며 색다른 장르적 재미를 선사한 ‘품위있는 그녀’를 비롯해 재벌가 여성들의 연대를 통해 쾌감을 선사한 ‘마인’ 등 최근 여성 서사 붐이 일기 이전부터 꾸준히 매력적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려왔다.
지금은 ‘힘쎈여자 도봉순’의 스핀오프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으로 JTBC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3대 모녀가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통해 마찬가지로 여성 주인공들의 활약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내고 있다.
◆ 히어로부터 재벌까지…여성 주인공으로 깨는 편견
백 작가를 스타 작가 반열에 오르게 한 ‘힘쎈여자 도봉순’은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 분)이 ‘똘끼’ 충만한 게임 회사 대표 안민혁(박형식 분)과 정의감에 불타는 인국두(지수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였다.
특히 남다른 괴력의 소유자 도봉순의 시원한 활약을 통해 기존의 로맨스 드라마와는 다른 재미를 선사,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았다. 경호원과 회사 대표로 만나 연인으로 발전하는 도봉순, 안민혁의 달달한 멜로도 있었지만, 도봉순이 여성 연쇄 납치범을 처단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스릴러적 재미도 컸다.
철문을 손으로 뜯고, 달려오는 자동차도 맨몸으로 막아내는 도봉순이 납치는 물론, 각종 강력범죄가 연달아 이어지던 동네를 평정하는 과정이 대리만족과 쾌감을 선사했던 것. ‘힘이 쎈’ 것을 부끄러워하며 이를 숨기던 도봉순이 당당하게 힘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여성들을 향한 사회적 편견도 시원하게 깨부수며 카타르시스를 더하기도 했다.
이후 ‘품위있는 그녀’를 통해선 여성들의 욕망을 본격적으로 다뤘다. 기본적으로는 재벌가의 둘째 며느리 우아진(김희선 분)과 그런 우아진을 동경해 그의 시아버지 간병인으로 취직한 박복자(김선아 분)의 욕망을 다루는 드라마다. 두 사람이 각자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맞서는 과정에서 진짜 품위는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던 것.
불륜, 살인 등 재벌가를 다룬 드라마에서 흔히 활용하는 소재들이 모두 담긴 작품이었지만,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나서며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었다. 결국에는 결말이 엇갈렸지만, 우아진과 박복자가 재벌가의 민낯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기도 하면서 이야기의 깊이를 더해갔었다.
‘마인’을 통해선 한 발 더 나아갔다. 효원 그룹 대저택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는 초반까지만 해도 재벌가의 암투를 다루는 흔한 드라마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재벌가 며느리가 된 전직 톱배우 희수(이보영 분)부터 야망 가득한 첫째 며느리 서현(김서형 분)까지. 주인공들이 연대하며 재벌가의 탄탄한 카르텔에 균열을 내고, 진짜 ‘나의 것’을 찾는 과정을 통해 세상의 편견을 꼬집고, 재벌 드라마의 클리셰를 뒤집으며 호평을 받았다.
현재 방송 중인 ‘힘쎈여자 강남순’ 또한 ‘힘쎈여자 도봉순’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여성 서사의 매력을 활용 중이다.
이 드라마 속 괴력은 모계 혈통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강남순(이유미 분)은 물론 할머니부터 엄마까지 어마어마한 힘으로 정의를 실현 중이다.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자신의 힘을 부끄러워하던 도봉순은 사라지고, 자신들의 괴력을 마음껏 드러내며 마약 범죄와 맞서는 세 모녀의 활약에 방점을 찍혀 있다. 노년 히어로까지 등장, 새로움과 카타르시스 모두를 극대화하며 안방극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집안에서도 사회에서도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잡게 된 이 세 모녀가 멜로 상대와의 관계에서도 거침없는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멜로드라마에서 보던 남녀 관계를 역전해 보여주며 유쾌함을 배가하기도 하는 것. ‘어디서 본 것 같은 소재’라고 생각을 하다가도, 결국에는 신선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 백 작가의 저력이 돋보이는 작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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