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과 선거연합 정의당, '이준석 신당'과는?

류승연 2023. 10. 2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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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대표 "기후위기·불평등·지역소멸 공감하면 연대 고려"... 대변인실 "이준석 신당은 고려 대상 아냐"

[류승연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정의당
 
[기사 보강 : 10월 29일 오후 6시 10분]

"이준석 신당과 관련해서는 어떤 판단도 예단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이제까지 이준석이라는 개인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는 확인했지만 그 당이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가진 당이 될지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일 아닙니까?"

정의당이 내년 총선에서 녹색당과의 '선거연합정당'을 꾸리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번에는 '제3지대' 정치세력과의 연대 가능성까지 열었다.

기후위기와 불평등, 지역 소멸 등 세 가지 가치에 공감할 수 있다면 어떤 집단이라도 연대를 고려해볼 수 있다는 건데, 연합 대상으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창당을 가정한 '이준석 신당'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준석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까지 열어둔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29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녹색당과의 선거연합정당 창당에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제3지대' 정당과의 합당 가능성도 크게 넓혔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내년도 정부예산심사를 앞두고 대통령이 나서서 야당들과 제발 얘기 좀 해달라고 해도 시원찮을 판에 이렇게 불통과 무책임으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으니 나라가 너무도 위태롭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또 내년 총선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권의 퇴행적인 국정운영은 반드시 심판받아야 하고, 또 심판받을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그 다음이다. 정권 심판이 곧바로 더 나은 삶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위기, 불평등과 기후위기, 지역소멸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내년 총선에 이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힘을 모아 나가겠다"며 "먼저 녹색당과의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가치에 공감한다면, 모든 세력과 힘 모을 수 있다"

이 대표 발언에 '모든 세력과 힘을 모으겠다'는 발언이 담기면서 이날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도 정의당의 '연합 범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집중됐다. 쉽게 말해 '어디까지' 연합할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다.

이 대표는 최근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는 '이준석 신당 창당'과 관련해 "보수 진영 안에서도 더 이상 현재와 같은 불통, 수구 보수로 보수 진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없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개혁적인 보수 그리고 더 넓은 진보가 지금의 양당 체제를 극복하라는 시대의 요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시기에 저희들이 더 넓게 연대하겠다라고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기후위기, 불평등, 그리고 지역 소멸에 대한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기 위한 과정으로서 이 뜻에 동의하는 세력들과는 기존의 정당 체제를 뛰어넘어 더 넓은 총선 연대를 이루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후 재차 "'이준석 신당'과 가치가 일치하면 합당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당 내 신당 추진위원회에 당 내 여러 의견을 가진 그룹들과의 접촉과 당 밖에 가치에 동의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이 어디까지일지 성역 없이 다 만나보라고 했다"고 답했다.

"총선 연대 틀 안에서 접촉 필요"... 양향자·금태섭 신당과도 연합 모색

양향자 의원이 창당한 '한국의 희망'과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창당을 준비 중인 '새로운 선택'과의 합당 가능성도 열어뒀다. 지난 6월 두 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이 대표가 직접 "회의적"이라고 말했던 것과 다른 분위기다.

이 대표는 "제가 6월에 두 신당에 대한 질문에 두 정당과 걸어온 궤적이 다르다라는 말씀을 드렸다"면서도 "근데 궤적이 다르다는 것은 그들의 궤적이 틀렸다라는 말과는 아주 다른 이야기"라고 입장을 선회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이 걸어왔던 길과 금태섭, 양향자 신당이 걸었던 길의 궤적이 서로 달랐기 때문에 당장 하나의 당으로 통합할 수 있겠는지에 물음표를 던졌던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선거연합 혹은 총선 연대라는 틀 안에서는 (가치를 중심으로) 더 폭넓은 접촉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26일 녹색당과의 선거연합정당 창당을 공식화한 후 제기되고 있는 '사실상의 비례위성정당 창당'이라는 비판과 관련해 "이는 연합정당에 대해 잘못된 이해를 하고 있거나 두 당 협업에 대한 의미를 애써 축소하는 것"이라고 부인했다. 이 대표는 "누가 누구의 위성이냐. 정의당, 녹색당은 대등한 관계에서 공동의 지향을 함께 실현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변인실 "이준석 신당은 고려 대상 아냐" 반박 입장 내

다만, 정의당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이준석 신당'과의 합당이나 연대 가능성을 언급한 언론 보도가 나간 뒤 입장문에서, "(이정미 대표는) 구체적 세력화나 창당이 불투명한 세력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체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진보적 가치와 진보적 미래비전에 대해 동의하는 세력들과 재창당을 준비하는 정의당의 입장에 소위 이준석 신당은 고려의 단계도, 고려의 대상도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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