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수출 신화 켈리 '7이닝 완벽투'…애리조나, 텍사스 9-1 대파→1차전 패배 설욕 [WS]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선발투수 메릴 켈리의 호투와 선발 전원 안타를 완성한 타선의 집중력에 힘입어 텍사스 원정에서 값진 1승을 수확했다.
애리조나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2차전에서 9-1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은 1승1패가 됐다.
1차전을 내준 애리조나는 2차전 8점 차 승리로 아쉬움을 만회한 반면 텍사스는 홈에서 1승을 거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치열했던 1차전, 먼저 웃은 팀은 텍사스
전날 진행된 1차전에서는 텍사스가 연장 11회 승부 끝에 6-5로 승리하면서 1승을 선점했다. 9회초까지 3-5로 끌려가면서 그대로 1차전을 내주는 듯했지만, 9회말 코리 시거의 투런포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마침표를 찍은 선수는 올가을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 텍사스 아돌리스 가르시아다. 가르시아는 11회말 1사에서 애리조나 미구엘 카스트로를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트리면서 그대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가르시아는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이날 경기까지 8홈런 22타점을 생산했는데, 타점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신기록'이다. 소위 말해 단기전에서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경기가 잘 풀린다고 하는데, 가르시아가 그 역할을 해주고 있는 셈이다.
▲양 팀 선발 라인업
-애리조나: 케텔 마르테(2루수)-코빈 캐롤(우익수)-가브리엘 모레노(포수)-크리스티안 워커(1루수)-토미 팸(지명타자)-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좌익수)-알렉 토마스(중견수)-에반 롱고리아(3루수)-헤랄도 페르도모(유격수), 선발투수 메릴 켈리
-텍사스: 마커스 시미언(2루수)-코리 시거(유격수)-에반 카터(좌익수)-아돌리스 가르시아(우익수)-미치 가버(지명타자)-요나 하임(포수)-나다니엘 로우(1루수)-조시 영(3루수)-레오디 타베라스(중견수), 선발투수 조던 몽고메리
애리조나는 테이블세터에 배치된 마르테와 캐롤의 타순을 서로 바꾼 것을 제외하면 전날과 변화가 없다. 텍사스도 전날과 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1차전을 내준 애리조나는 켈리의 호투에 기대를 걸었다. 'KBO 역수출' 대표 사례로 손꼽히는 켈리는 빅리그 데뷔 이후 첫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챔피언십시리즈까지 3경기 17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2.65로 활약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그가 경기 중반까지 실점을 최소화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게 애리조나의 계산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존재감 드러낸 켈리의 3이닝 퍼펙트
두 팀 모두 경기 초반 3이닝을 득점 없이 마감했다. 몽고메리는 2회초와 3회초에 각각 안타를 1개씩 내줬으나 실점을 기록하지 않았고, 켈리는 단 한 차례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켈리는 1회말 삼진 2개를 곁들여 시미언-시거-카터로 이어지는 타선을 삼자범퇴 처리했고, 2회말에는 가르시아-가버-하임을 상대로 공 7개 만에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말 하위타선 로우-영-타베라스와의 맞대결에서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3이닝 36구 퍼펙트, 흠 잡을 데가 보이지 않았다.
▲타선도 응답했다, 애리조나의 선취점
켈리가 경기 초반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자 타선도 응답했다. 4회초 1사에서 모레노가 8구 승부 끝에 몽고메리의 싱커를 통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리면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애리조나는 선취점 획득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2사에서 몽고메리를 상대한 팸이 2루타로 출루한 데 이어 구리엘 주니어가 좌전 안타를 치면서 2루주자 팸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스코어는 2-0.
▲침묵 깬 텍사스, 다시 달아난 애리조나
4회말까지 침묵한 텍사스는 5회말 첫 득점과 함께 추격을 시작했다. 선두타자로 등장한 가버가 볼카운트 1-1에서 켈리의 3구째 몸쪽 싱커를 공략,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올해 포스트시즌 가버의 세 번째 홈런.
하지만 켈리는 첫 실점 이후 5회말을 추가 실점 없이 끝냈고, 6회말을 탈삼진 3개로 장식하면서 텍사스의 추격을 저지했다.
타선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7회초 토마스의 2루타 이후 롱고리아가 3루수 옆으로 빠져나가는 안타를 만들었고, 그 사이 2루주자 토마스가 홈을 밟았다. 텍사스는 앤드류 히니로 투수를 교체했으나 애리조나는 페르도모의 희생번트와 마르테의 3루수 땅볼 이후 캐롤의 1타점 적시타로 1타점을 더 보탰다. 스코어는 4-1까지 벌어졌다.
▲확실하게 승기 굳힌 애리조나, 텍사스 마운드 폭격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건 8회초였다. 2사 2루에서 엠마누엘 리베라와 페르도모가 차례로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2사 만루에서 마르테가 중전 안타를 때리면서 3루주자 팸과 2루주자 리베라의 득점을 도왔다.
또한 마르테는 이 안타로 2017년부터 이어진 통산 포스트시즌 연속 안타 행진을 '18'로 늘리면서 새 역사를 썼다. 종전 기록은 행크 바우어(1956-1958년), 데릭 지터(1998-1999년), 매니 라미레즈(2003-2004년)의 17경기 연속 안타였다.
후속타자 캐롤의 1타점 적시타로 1점을 더 뽑은 애리조나는 9회초 워커의 안타로 선발 전원 안타를 달성했고, 이후 리베라의 2타점 적시타로 승리를 확신했다. 켈리 이후 등판한 앤드류 살프랭크와 루이스 프리아스는 도합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리드를 지켰다.
▲완벽했던 켈리, 누가 뭐래도 2차전의 주인공이었다
생애 첫 월드시리즈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지만, 켈리는 평소처럼 공을 뿌리며 텍사스 타선을 봉쇄했다. 피홈런 1개를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투구 내용이었다. 역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7이닝을 투구하며 볼넷 없이 탈삼진 9개 이상 기록한 건 이번이 10번째다.
팀 입장에서는 켈리가 7이닝을 책임지면서 필승조를 최대한 아낀 채로 2차전을 마무리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홈에서 3~5차전을 치르게 된 애리조나가 이 기세를 몰아 3차전에서도 승리를 차지할지, 아니면 원정길에 오르는 텍사스가 다시 승리를 가져갈지 주목된다.
애리조나와 텍사스의 3차전 선발은 브랜든 팟(올해 포스트시즌 4경기 16⅔이닝 평균자책점 2.70), 맥스 슈어저(2경기 6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9.45)다.
▲양 팀 투수 성적
-애리조나: 메릴 켈리(89구, 7이닝 3피안타 9탈삼진 1실점)-앤드류 살프랭크(17구, 1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루이스 프리아스(14구, ⅔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텍사스: 조던 몽고메리(75구, 6이닝 9피안타 1볼넷 4실점)-앤드류 히니(6구, ⅔이닝 1실점)-데인 더닝(9구, ⅓이닝 1볼넷 무실점)-크리스 스트래튼(19구, ⅔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실점)-마틴 페레즈(39구, 1⅓이닝 5피안타 2볼넷 1탈삼진 4실점)
▲양 팀 주요 타자 성적
-애리조나: 케텔 마르테 5타수 1안타 2타점(MLB PS 연속 경기 안타 신기록) 코빈 캐롤 5타수 2안타 2타점 / 토미 팸 4타수 4안타 2득점 /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 / 알렉 토마스 5타수 2안타 1득점
-텍사스: 마커스 시미언 4타수 1안타 / 에반 카터 3타수 1안타 / 미치 가버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202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경기 일정(현재 시리즈 전적 1승1패)
-1차전: 10월 28일(글로브라이프필드, 텍사스 6-5 승리)
-2차전: 10월 29일(글로브라이프필드, 애리조나 9-1 승리)
-3차전: 10월 31일(체이스필드)
-4차전: 11월 1일(체이스필드)
-5차전: 11월 2일(체이스필드)
-6차전: 11월 4일(글로브라이프필드, *필요시)
-7차전: 11월 5일(글로브라이프필드, *필요시)
사진=AFP, USA투데이스포츠, EPA, AP, UPI/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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