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올림픽 레이스 시작... 범대륙선수권 열린다
[박장식 기자]
▲ 올해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우승했던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 선수들. |
ⓒ 박장식 |
남녀 컬링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향한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수 있는 첫 발판인 2024 남녀 컬링 세계선수권 티켓이 걸린 범대륙 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한국시간으로 30일 새벽부터 2023 범대륙 컬링 선수권대회가 개최된다. 캐나다 오타와에서 지난해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캐나다 켈로나에서 열리는데, 한국 대표팀은 여자부 경기도청(김은지·김민지·김수지·설예은·설예지)이, 남자부 강원특별자치도청(박종덕·정영석·오승훈·성지훈·이기복)이 출전한다.
두 팀은 대회보다 일찍 캐나다로 출국해 투어 대회에 나섰다. 4시즌 만의 세계대회 출전에 나서는 경기도청은 이번 시즌 여러 투어대회는 물론, 그랜드슬램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투어 랭킹 4위까지 올랐다. 6시즌 만에 태극마크를 단 강원도청 역시 투어 대회 경험을 쌓으며 순항하고 있다.
올림픽으로의 첫 번째 관문
이번 대회는 2년 반 가까이 남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향한 첫 번째 관문과도 같다. 이번 대회에서 5위 안의 성적을 올리면 2024 세계컬링선수권으로 향하는 출전권을 따낼 수 있는데, 내년부터 2년간 열리는 세계컬링선수권대회는 올림픽 티켓을 따내기 위한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세계컬링연맹은 각 국가에 10장씩 배분된 올림픽 티켓 가운데 한 장을 출전국에 배분한 뒤, 나머지 일곱 장은 올림픽 개최 1년 전, 그리고 2년 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의 평균 순위를 계산해 순위가 높은 팀 7개 팀을 대상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배분한다. 남은 두 장의 티켓은 올림픽 예선대회에서 승리한 팀이 차지한다.
그렇기에 올해 범대륙 컬링 선수권대회가 가진 의미는 중요하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6강 안에 드는 국가들은 대한민국을 비롯해 캐나다, 미국 등 미주지역의 컬링 강국, 그리고 일본과 호주 등 세계선수권에서도 충분한 저력을 발휘할 수 있는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기에 '미리 보는 세계선수권'으로서의 의미도 크다.
다만 걱정할 점이 있다. 아시아·태평양 컬링 선수권대회의 존속 당시에는 아태대회에서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따내지 못하더라도 세계선수권 개최 직전 열리는 세계선수권 예선대회를 통해 출전권을 얻어내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범대륙 컬링 선수권대회가 생겨나면서 세계선수권 예선전이 치러지지 않게 되었다.
결국 올해 대회는 물론 내년 대회까지도 다른 팀에 '이변의 주인공'을 허락하게 된다면 올림픽으로의 길이 엄청나게 멀어지거나, 크게 돌아가야만 하는 경악할 만한 계산이 나오게 된다. 이번 대회, 나아가 내년 대회까지 '빈 틈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세계선수권 못잖은 긴장감이 감돌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 남자 국가대표 강원도청 선수들이 한국선수권에서 우승했을 때 당시의 모습. |
ⓒ 박장식 |
이번 대회의 여자 국가대표 경기도청은 4시즌 만의 국가대표 복귀에 걸맞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9-2020 시즌 국가대표를 거머쥐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선수권에 나서지 못하며 아쉬움을 겪었던 경기도청이기에 이번 대회는 선수들에게 정확히 4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는 국제대회가 된다.
특히 2022년 김민지 선수가 경기도청에 합류한 이후 1년 6개월이 지났는데, 이전 소속팀에서 스킵을 보았던 김민지 선수의 서드로의 포지션 전환 역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도청은 그런 평가에 걸맞게 올해 처음으로 치러진 그랜드슬램 대회인 투어 챌린지에서 8강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강원도청은 2016-2017 시즌 이후 첫 태극마크다. '맏형' 박종덕 선수가 여전히 팀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비실업팀' 시절이었던 2021년 세계선수권 이후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정영석 선수 역시 서드로서의 활약이 돋보인다. 특히 한국선수권대회가 마무리된 이후 군복무를 마친 이기복 선수가 팀에 합류한 점도 팀에 좋은 요인이다.
특히 강원도청은 지난 시기와는 다른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올해 첫 투어대회로 나선 홋카이도은행 챌린지 대회에서는 일본 국가대표인 SC카루이자와클럽(스킵 야나기시와 리쿠)를 준결승에서 누르고 2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파크 피치스 프레스티지 호텔&리조트 컬링 클래식에서는 5위의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 남녀 팀의 목표는 단연 우승이다. 지난해 남녀 국가대표가 결승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초대 대회 우승이라는 목표는 실패하는 아쉬움을 남겼기에,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도청도, 강원도청도 우승이라는 목표를 드러내고 있다. 두 팀이 본격적으로 펼칠 활약이 기대된다.
선수들의 첫 경기는 30일 새벽부터 열린다. 30일 0시 30분부터는 멕시코와의 여자부 첫 경기가, 5시 30분부터는 캐나다(팀 브래드 구슈)와의 남자부 첫 경기가 펼쳐진다. 컬링 팬들에게는 '잠 못드는 밤'이 오늘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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