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전쟁, 두번째 단계"…사실상 가자지구 지상전 시작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EPA=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을 시작한 28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두 번째 단계의 목표는 하마스의 통치와 군사력을 파괴하고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라며 "하마스에 잡혀 가자지구에 억류된 200명 이상의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전 중에도 인질 석방을 위한 접촉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인질 구출과 하마스 와해가 절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인질 가족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도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인질의 귀환을 위해 가능한 모든 옵션을 동원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민간인이 위험에 처했다는 비판에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공격을) 전쟁 범죄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위선자"라면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도덕적인 군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방과 아랍국가의 이스라엘 동맹국들은 하마스와의 전쟁을 이해하고 승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란을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이란의 지원 없이는 하마스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며, 이란은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서방을 적대시하는 '악의 축'이다"라면서다. 다만 "세부적으로 이란이 지난 7일 공격에 개입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며 '이란 배후설'에는 선을 그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최초 공격에 대비하지 못한 책임을 질 것이냐는 질문에는 "끔찍한 실패가 있었다"면서 "사태의 모든 측면에 대해 하나하나 조사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는 "억류 인질과 이스라엘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죄수들을 교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신와르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팔레스타인 저항세력이 억류 중인 모든 수감자와 이스라엘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바꾸는 즉각적인 교환 협상을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카타르가 중재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인질석방 협상이 지상전이 격화되기 전에 비해 속도가 느려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마스는 앞서 전 수장인 칼레드 메샤알의 알아라비TV 인터뷰를 통해 억류 중인 인질을 풀어주는 대가로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6000명의 석방을 요구한 바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