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퍼 베이비 붐 시대…크리스마스 기다리는 ‘펫’ [경영칼럼]
디즈니, 펫 프렌들리 이미지 주려고 노력
전세계적으로 소위 ‘퍼 베이비 붐(fur baby boom)’ 시대다. 미국에서는 반려동물을 털 뭉치, 네 발 달린 가족이라는 의미로 퍼 베이비 또는 포 레그(four leg) 베이비라 한다. 2020년 기준 미국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비중은 70%를 넘는다. 한국의 반려동물 가구는 604만가구로 29.7%를 차지한다. 퍼 베이비 붐에는 무엇보다도 밀레니얼세대 영향이 크다. 미국 펫 오너 중 밀레니얼세대가 32%로 가장 많다. 베이비붐과 X세대는 각각 27%, 24%다. 컨슈머어페어(Consumer Affair) 조사에 의하면, 58% 이상의 밀레니얼 펫 오너는 아이보다 반려동물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도 반려동물 전문 쇼핑몰과 펫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의 고객 중 60~70%가 MZ세대다.
팬데믹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 격리가 시행되면서 외로움,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져 반려동물 입양이 급증했다. 미국의 경우 강아지, 고양이 가족의 33%가 퍼 베이비를 팬데믹 기간에 입양했다. 이들 중 25%가 그 이유를 정신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한국에서도 1인 가구의 20.5%가 친구나 가족을 갖고 싶어서, 13.7%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입양한 것으로 나타난다.
세대에 따라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은 차이를 보인다. 베이비붐세대에게 반려동물은 자녀가 떠난 빈 둥지(empty nest)를 채워주는 존재다. 멋진 침구를 준비하지 않더라도 밖에서 생활하던 개와 고양이를 집 안에서 재운 첫 세대기도 하다. 펫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X세대부터다. 이후 개와 고양이도 감정을 지닌 인격체로 여기는 ‘반려동물 의인화(Pet Humanization)’ 경향이 강해졌다. 동물도 친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두 마리 이상을 키우는 경우도 많다. 결혼과 출산을 연기하는 밀레니얼세대에게 반려동물은 첫 아이이자 가장 소중한 가족 구성원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지출 규모도 커졌다. 미국 펫 시장 규모는 2018년 905억달러에서 2021년 1236억달러로 확대됐다. 2021년 전년 대비 20% 가까이 성장했다. 밀레니얼 소비자는 매달 펫 양육비로 198달러를 지출한다. MZ세대의 42%가 반려동물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평균 57.35달러를, 21%는 핼러윈 코스튬을 위해 59.48달러를, 13%는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89.94달러를 할애한다. 한국에서 월평균 반려동물 양육비는 14만원 수준으로 2018년 12만원에서 꾸준히 증가 중이다. 한국 펫 시장은 2022년 4조2000억원에서 2027년 6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펫 프렌들리 브랜드로 자리 잡으려는 기업의 시도도 눈에 띈다. 하기스는 최근 디즈니의 강아지 캐릭터를 적용한 달마티안 디자인 기저귀를 선보이며 임산부 가정을 대상으로 퍼 베이비 아카데미 캠페인을 진행했다. 동물행동학자, 애견훈련사가 협력해 갓난아기 울음소리, 냄새 등 강아지가 청각, 시각, 후각적으로 아기를 미리 체험하고 익숙해지도록 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소중한 반려동물과 아기가 신체적, 심리적으로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예비 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최순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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