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한 명의 비전을 함께 만드는 것”…‘노란문’ 봉준호 감독과 영화인들의 유쾌한 만남 [종합]

권혜미 2023. 10. 2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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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오늘날의 봉준호 감독을 만든 ‘노란문’ 회원들과 관객들 간 만남의 장이 열렸다.

28일 오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이하 ‘노란문’)의 라이크 토크쇼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봉준호 감독, 이혁래 감독 등 ‘노란문 영화 연구소’ 회원들이 참석했다.

‘노란문’은 90년대 초, ‘노란문 영화 연구소’ 회원들이 30년 만에 떠올리는 영화광 시대와 청년 봉준호의 첫 번째 단편 영화를 둘러싼 기억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날 이 감독은 “‘노란문’ 30주년을 맞아 우리끼리 모이려 했다. 대화를 하다 보니 당시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장난처럼 ‘영화나 만들어볼까?’라고 해서 탄생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봉 감독 또한 ‘노란문’의 제작 계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처음엔 다큐멘터리로 만든다고 하길래 30주년 술자리에서 우리끼리 보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줄 알았다. 그런데 넷플릭스 등 많은 회사와 접촉을 하더라. 그러다 오늘날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노란문’은 지금은 거장이 된 봉 감독이 90년대 초 활동했던 영화 동아리다.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작품 제작을 하고 의견도 나누며 오랜 시간 친목을 다져온 영화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만큼, 현장에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영화 연출을 공부하고 있는 한 학생은 ‘노란문’ 회원들에 연출 팁에 대해 질문했다. 봉 감독은 “우리 때는 동영상에 접근할 기회가 없었다. 집에 동영상을 찍을 장비가 있는 가정이 많아 없었다”며 “그 당시에는 영상을 찍을 절박함이 강했다. 배웠던 것을 실제 접목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 오히려 지금 미친 듯 찍고 있다는 게 더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영화광의 조언은 ‘다시 보는 것’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또 다른 고등학생은 교내에서 영화 제작을 앞두고 있다며 “제가 만든 영화로 사람들의 마음을 홀릴 수 있는 팁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봉 감독은 “학생, 선생님 등 다른 사람을 염두에 두는 것도 좋지만, 그 이전에 나 자신을 제일 즐겁게 하고, 내가 보면서 빠져들 영화도 좋을 것 같다. 이미 본인이 여러 가지 충동이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2003년 개봉한 봉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당시 범인을 잡느냐 마느냐에 대한 감독과 제작사 쪽의 대립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봉 감독은 “한 명의 비전을 함께 만드는 게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비전은 감독의 비전”이라며 “프로듀서뿐 아니라 촬영 감독, 배우 모두를 항상 설득해야 한다. 우격다짐으로 우길 수 없다. 같이 일하는 분들을 설득해야 관객도 설득할 수 있다”고 뜻 깊은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노란문’은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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