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복음을 그리다…전국 농인 성경 골든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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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경기도 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 2층 본당에서는 특별한 대회가 열렸다.
교회에서 열린 '전국 농인 성경 골든벨'에서다.
거룩한빛광성교회(곽승현 목사)와 한국기독교농아총연합회(대표회장 고덕인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농아인선교회가 함께 연 이번 대회는 농인들이 성경을 깊이 이해하고 복음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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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경기도 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 2층 본당에서는 특별한 대회가 열렸다. 여타 행사와는 색다른 모습이었다. 참가자들은 성경 구절을 암송했지만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심사하는 위원 목회자들도, 문제를 내는 사회자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교회 본당에는 침묵 속 팽팽한 긴장감만이 흘렀다.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 4:19) 복음이 손끝으로 그려졌다. 성경 구절을 표현한 이들은 농인이었다. 수어로 성경 구절을 완성하자 농인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활짝 폈다. 교회에서 열린 ‘전국 농인 성경 골든벨’에서다.
거룩한빛광성교회(곽승현 목사)와 한국기독교농아총연합회(대표회장 고덕인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농아인선교회가 함께 연 이번 대회는 농인들이 성경을 깊이 이해하고 복음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수어는 한글과 다른 문법 및 문장 구조로 이뤄져 농인들에게 성경은 제2외국어 책과 같다. 성경 구절이 다소 어색한 농인들을 위해 교계가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성경 골든벨은 농인 사역에 평생을 헌신한 익명의 후원자가 기금 3000만원을 기탁하면서 시작됐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한 이번 대회는 거룩한빛광서교회 교인들의 후원으로 준비됐다. 부산과 청주, 평택 등 전국 38개 교회의 100명의 농인이 대회에 참가했다.
이날 곽승현 목사는 “대회를 통해 하나님이 여러분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깨닫고 돌아가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며 “농인 여러분들의 믿음이 성장하고 농인 다음세대에게 이어져 농인 교회가 부흥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는 농인 목회자들이 1대1로 심사하는 수어 성경 30구절 암송을 비롯해 OX 퀴즈와 골든벨 대회, 농인 문화예술 공연팀 ‘핸드스피크’의 특별무대 등으로 구성됐다. 모든 순서는 수어로 진행됐다.
골든벨의 높아지는 문제 난이도로 인해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본선에는 추가 문제가 나올 만큼 치열한 접전을 보이기도 했다.
열띤 경쟁 끝에 우승은 남서울은혜교회(박완철 목사) 농아청년부 조훈성(25)씨에게 돌아갔다. 조씨는 부상과 상금 300만원을 수상했다. 그는 “성경을 열심히 공부한 결과가 1위로 이어져 너무나 기쁘고 보상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 모든 영광을 주님께 돌린다”고 수어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고덕인 한국기독교농아총연합회장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크레센도’라는 음악 관련 용어다”라면서 “이 단어는 ‘점점 강하게’를 의미한다. 이번 성경 골든벨이 행사로 끝나지 않고 여러분의 믿음을 더 강하게 만드는 촉진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분의 삶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나타내는 멋진 그리스도인의 현장이 되길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고양=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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