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마, 전 소속사서 '26억원' 받는다…약정금 소송 2심도 승소

1심 이어 항소심도 일부 승소 판결
법원 “계약 종료 후에도 지급 의무 유지”

유명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이루마가 전 소속사를 상대로 낸 약정금 소송에서 일부 승소, 26억원을 받게 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4-2부(김경란 권혁중 이재영 부장판사)는 이씨가 전 소속사 스톰프뮤직을 상대로 낸 약정금 소송 항소심에서 “스톰프뮤직이 이씨에게 26억여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이씨는 2001년 2월 스톰프뮤직과 전속계약을 맺었으나, 정산 의무 불이행 등을 이유로 2010년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소송에 들어갔다.

당시 이씨는 계약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 조정을 통해 양측은 “전속·저작권 계약을 종료하되 소속사는 앞으로도 이씨에게 계약에 따른 음원 수익 등 분배금을 지급한”는 합의를 했다. 그러나 이후 수익 분배 비율을 두고 양측 주장이 엇갈리면서 이씨는 2018년 별도의 약정금 청구 소송을 냈다.

이씨는 사측과의 저작권 계약에 명시된 대로 음원 수익의 30%가 자기 몫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측은 “저작권 계약은 조정과 함께 종료된 만큼 30%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며 사정변경의 원칙에 따라 약 15%를 적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씨가 2010년 계약 해지를 통보하기 직전 자신의 저작권을 음악저작권협회에 신탁, 사측의 저작물 수익이 줄어든 점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루마 [이미지 출처=마인드테일러뮤직 제공]

이에 1심 재판부는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소속사는 조정 합의 당시 이씨가 신탁에 따라 저작권협회로부터 저작권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그럼에도 분배 비율을 기존 계약서와 같은 30%로 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양측의 항소에 따라 진행된 2심에서 이씨는 “조정 당시 사측의 분배금 지급 의무가 끝나는 시점을 양측이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며 올해 1분기까지의 분배금을 추가로 청구했다. 반면 사측은 “조정에서 저작권 계약에 따라 분배금을 지급한다고 합의한 만큼, 계약이 종료된 2019년 7월까지만 정산해야 한다”고 맞섰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조정 당시 스톰프뮤직은 이씨의 저작물로 수익을 얻는 한 계속해서 분배 의무를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측이 합의한 내용을 보면 전속·저작권 계약이 종료됐음을 확인하면서도 분배금 지급 의무가 종료되는 시기를 정하지 않았다”며 저작권계약 종료 후에도 지급 의무가 유지된다고 판단했다.

이루마는 5세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서 영국 유학길에 올라 음악 엘리트 코스를 밟았으며, 2001년 귀국해 데뷔 앨범 ‘Love Scene’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대중음악과 클래식 양쪽을 넘나들며 연주가와 작곡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20년에는 2011년 발표한 데뷔 10주년 기념 앨범 ‘The Best Reminiscent 10th Anniversary’가 재조명을 받으며 빌보드 클래식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