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언 '132승' 레전드 장원준..."야구 그만할 때가 왔다, 팬 함성 못 잊을 것" [오피셜]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좌완 중 한 명이었던 두산 베어스 장원준(38)이 정들었던 마운드와 작별한다.
장원준은 28일 구단을 통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는 선택이 결코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야구를 그만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 결심을 했다. FA 계약으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해주시고 부상으로 힘들 때 기회를 더 주신 박정원 구단주님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장원준은 2004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롯데 자이언츠에 1차지명을 받아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프로 5년차였던 2008 시즌 12승 10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하며 리그 톱클래스 국내 선발투수로 성장했고 이후 2014년까지 5시즌 연속(2012-2013 경찰청 군복무)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장원준과 두산의 인연은 2015 시즌부터 시작됐다. 장원준은 2014 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한 뒤 고민 끝에 4년 총액 84억 원에 두산으로 이적했다.
장원준은 두산 유니폼을 입은 첫해부터 펄펄날았다. 30경기 12승 12패 평균자책점 4.08로 활약하며 두산이 정규리그 3위에 오르는 데 큰 힘을 보탰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보여줬다.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 7이닝 2실점(패), 5차전 6이닝 2실점(승)으로 쾌투를 펼치고 두산을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었다.
장원준은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7⅔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볼넷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 등판이었지만 127구를 뿌리고 데일리 MVP를 차지했다. 두산이 시리즈 4승 1패로 우승을 안으면서 장원준도 커리어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장원준은 2016 시즌 더 강해졌다. 27경기 15승 6패 평균자책점 3.32로 맹활약을 펼쳤다. 이해 더스틴 니퍼트(28경기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 마이클 보우덴(30경기 18승 7패 평균자책점 3.80), 유희관(30경기 15승 6패 평균자책점 4.41)과 함께 '판타스틱4' 최강의 선발진을 구축, 팀을 21년 만에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장원준은 2017 시즌까지 리그 톱클래스 선발투수로 군림했다. 29경기 14승 9패 평균자책점 3.14로 변함 없이 두산 선발투수진의 기둥으로 활약했다.
2018 시즌 24경기 3승 7패 2홀드 평균자책점 9.92로 부진하면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올해 이승엽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11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5.27로 소금 같은 역할을 해줬다. 특히 지난 5월 23일 잠실 삼성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개인 통산 130승의 역사를 썼다.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9년간 188경기에서 47승42패1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4.49로 활약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446경기 등판 132승119패1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4.28. 올해는 KBO리그 역대 11번째이자 역대 좌완 최고령 130승(37세9개월22일)을 달성했으며, 역대 9번째 2000이닝을 채우는 등 ‘낭만야구’로 팬들의 감동을 일으켰다.
장원준은 "개인적으로 세웠던 마지막 목표들을 이뤘기 때문에 후련한 마음이다. 다만 후배들을 생각하면 좀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우리 팀에는 유능한 후배들이 많으니 성실하게 훈련해 팀 도약을 이끌어주길 응원하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또 "이승엽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동료들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마지막까지 박수를 받고 떠날 수 있는 것은 전부 '팀 베어스' 덕분"이라며 "부족했던 내게 엄청난 힘이 됐던 팬들의 함성을 평생 잊지 않겠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산은 지난 19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에 패하며 2023 시즌을 마감했다. 선수단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부터 경기도 이천 2군 훈련장에서 이승엽 감독의 지휘 아래 마무리 캠프에 돌입할 예정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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