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캡틴 SON, 인성도 최고!…"돌아와 기뻐" 특급 MF 복귀에 달려가 축하

권동환 기자 2023. 10. 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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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캡틴의 리더십이 다시 한 번 빛났다. 자신의 골과 팀 승리 만큼이나 고대하던 동료의 그라운드 복귀에 한걸음 달려가 기뻐했다.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복귀전을 치르면서 긴 부상에서 돌아온 로드리고 벤탄쿠르한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토트넘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맞대결에서 상대의 자책골과 손흥민의 추가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날 4-2-3-1 전형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지난 풀럼전에 이어 이번 팰리스전에서도 후반 21분 득점을 터트리며 리그 8호골을 성공시켰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이는 지난 3라운드 번리전 이후 7경기 만이다.

토트넘(승점 26·8승2무)은 이번 승리로 리그 선두 자리를 공고히했다. 아직 경기를 치르지 못한 맨체스터 시티(승점 21·7승 2패)와의 격차를 5점 차로 벌리며, 다음 라운드까지는 선두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팰리스(승점 12·3승 3무 4패)는 이번 패배로 리그 순위를 11위에 머무르게 됐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토트넘은 상대의 자책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후반 8분 페드로 포로의 패스를 페널티 박스 우측에서 받았던 파페 사르가 곧바로 패스를 시도했는데, 이 패스가 수비 몸에 맞고 제임스 매디슨에게 향했다. 매디슨은 중앙에 위치한 선수를 향해 낮은 크로스를 올렸는데, 이 공이 팰리스 수비수 조엘 워드의 발에 맞고 그대로 골망을 가르고 말았다.

리드를 잡은 토트넘은 손흥민의 추가골까지 터지면서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 후반 21분 사르의 패스를 받은 브레넌 존슨이 매디슨에게 공을 내줬고, 다시 매디슨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컷백 패스를 시도했는데, 페널티 박스 중앙에 위치한 손흥민이 이를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의 위치 선정과 마무리 능력이 빛나는 장면이었다.

이후 토트넘은 팰리스에게 후반 추가시간 반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포로가 상대 롱 패스를 헤더로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포로 뒤편에서 기다리던 조던 아이유가 공을 잡고 발리 슛으로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아이유의 핸드볼 반칙이 의심되며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추가적인 확인이 있었지만, 득점으로 인정됐다. 다만 추가 실점은 허용하지 않으며 결국 2-1로 승리했다.

팰리스전 승리로 토트넘 개막 후 리그 무패행진을 유지하면서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는데, 이날 토트넘의 승리와 손흥민의 득점 외에도 팬들의 눈길을 끈 장면이 나왔다. 벤탄쿠르가 후반전 교체를 통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후반 44분이 되면서 경기 종료를 목전에 둔 토트넘은 데얀 쿨루세브스키를 불러들이고, 벤탄쿠르를 교체로 투입했다. 후반전 막판에 투입된 벤탄쿠르는 추가시간 8분을 포함해 짧은 시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벤탄쿠르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토트넘 팬들이 그의 복귀를 환영했다. 약 8개월 만에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벤탄쿠르는 팰리스전 교체 출전으로 무사히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벤탄쿠르는 지난 2월 4-1로 완승했던 2022/23시즌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레시터 시티전에서 선발로 나와 득점을 터트리는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후반 15분 레스터 미드필더 낭팔리스 멘디와 충돌해 경기장에 쓰러졌다.

경기장에 쓰러진 벤탄쿠르는 무릎을 부여잡은 채 엄청난 고통을 호소했다. 더 이상 경기를 뛸 수가 없어 곧바로 경기장 빠져나가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돼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벤탄쿠르의 시즌 아웃은 토트넘에게 큰 타격이었기 때문이다. 벤탄쿠르는 미드필더임에도 많은 득점을 터트리면서 부상을 입기 전까지 모든 대회 통틀어 26경기에 나와 6골 2도움을 기록했다. 당시 벤탄쿠르보다 더 많은 골을 터트린 토트넘 선수는 해리 케인과 손흥민 단 2명뿐이었다.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 아래서 이브 비수마와 파페 사르 같은 미드필더들 기량이 떨어졌고, 피에르 에밀-호이비에르도 공격포인트 생산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벤탄쿠르의 부상은 그야말로 토트넘에 폭탄이나 다름 없었다.

큰 부상이었기에 벤탄쿠르는 2023/24시즌이 시작됐음에도 계속 재활 훈련을 받아야 했다. 그래도 당초 11월 복귀가 예상됐는데 그보다는 조금 이른 10월 말 복귀를 이뤄냈다. 최근 그라운드에서 공을 차는 모습이 포착돼 복귀가 가까워진 벤탄쿠르는 시원한 중거리포도 골문에 쾅쾅 꽂아넣어 토트넘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마침내 토트넘 10월 마지막 경기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교체로 나와 부상 복귀전을 갖는데 성공했다.

벤탄쿠르가 장기 부상을 극복하고 그라운드로 돌아오자 토트넘 팬들과 선수들은 그를 열렬히 환영했다. 특히 토트넘 주장이자 평소 벤탄쿠르와 절친한 사이인 손흥민은 벤탄쿠르 복귀를 크게 반겼다.

경기가 끝나고 손흥민은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승 가능성에 대해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우리가 리그에서 우승할 거라고 말할 수 없다"라며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겸손함을 유지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매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얻은 뒤 시즌 후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고 싶다. 열심히 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라고 덧붙였다.

다만 침착하던 손흥민도 동료의 복귀엔 함박 웃음을 지었다. 그는 "벤탄쿠르는 날 미소 짓게 하는 믿을 수 없는 선수"라며 "우린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고, 난 벤탄쿠르가 오늘 그라운드에 나타났을 때 흥분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벤탄쿠르는 내 좋은 친구 중 한 명이다. 심지어 내가 작년에 부상을 당했을 때도 뒤에서 날 지지해줬다"라며 "벤탄쿠르가 건강하게 돌아온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둘 사이엔 사연도 있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경기 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안와 골절 부상을 입은 바 있다. 당시 손흥민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있었기에 부상으로 인해 대회에 불참할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던 당시 국가대표팀엔 물론 이제 한창 4강 싸움을 힘들게 벌이며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FA컵 등 3개 대회를 카타르 월드컵 직후 소화하고자 했던 토트넘에도 날벼락 같은 뉴스였다.

이런 걱정스러운 상황에서 벤탄쿠르가 손흥민을 위로해준 선수들 중 한 명이라는 게 알려졌다. 벤탄쿠르는 월드컵 직전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은 뒤 가디건 차림의 손흥민과 크게 포옹하며 그를 위로하고 월드컵에서 꼭 만날 수 있을 것라고 힘을 불어넣었다. 

결국 손흥민은 안면 보호용 마스크를 쓴 채 월드컵에 참가했는데, 공교롭게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가 조별리그 H조로 편성돼 맞대결을 가졌다. 경기는 0-0 무승부를 끝났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벤탄쿠르와 진한 포옹을 나누면서 우정을 과시했다.


절친한 친구가 장기 부상에서 돌아오자 기쁨을 감추지 못한 손흥민은 인터뷰뿐만 아니라 자신의 SNS에도 기쁨을 표현했다.

손흥민은 "돌아온 걸 환영해 로드리고(벤탄쿠르)!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길 바란다, 우린 계속 노력할 거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손흥민의 메시지에 벤탄쿠르는 이모티콘을 통해 답글을 남기면서 다시 한번 두 선수 간의 우정을 팬들에게 보여줬다.

밴탄쿠르 복귀는 토트넘에도 굉장한 힘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토트넘은 지난 여름 영입한 제임스 매디슨이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며 과거 손흥민, 케인, 델레 알리와 함께 DESK 콤비를 이루던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떠올리게 하는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여기에 20대 초반의 젊은 미드필더들인 사르와 비수마도 안지 포스테코글루 새 감독 아래 부활하며 팀의 막강 중원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에밀-호이비에르도 지난 24일 풀럼전에서 모처럼 선발 출전한 뒤 건재를 알렸다. 벤탄쿠르까지 가세하면 토트넘 중원은 맨시티나 아스널에 견줘도 뒤지지 않을 거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팀 내 선의의 경쟁에 더욱 불이 붙는 것은 물론이고 득점력 증대도 가능하다. 매디슨이 탁월한 어시스트 능력을 갖췄다면 벤탄쿠르는 최근 각광받는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처럼 적재적소에 페널티지역 안으로 파고 들어 골까지 뽑아내는 실력을 갖췄다. 손흥민이나 매디슨에 대한 상대 견제 속에서 의외의 골잡이 역할도 할 수 있다. 

사진=PA Wire, AP, EPA/연합뉴스, 손흥민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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