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위 "北 가상화폐 탈취 2조3000억, 이전보다 3배"

김홍범 2023. 10. 2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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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하는 영상을 조선중앙TV가 9일 방송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탈취한 가상화폐의 규모가 17억 달러(약 2조 3086억원)에 달한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발표했다.

27일(현지시간) 대북제재위는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는 북한의 활동 상황과 올해 1월 말부터 7월 말까지의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현황 등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대량살상무기 개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정찰총국의 해커 등을 통해 가상화폐를 훔치고 있다. 지난해 훔친 가상화폐의 규모가 전년도의 3배 수준이라는 것이 대북제재위의 평가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이 자금과 정보를 빼내기 위해 갈수록 더 정교한 사이버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며 “가상화폐, 국방, 에너지, 보건 분야 회사들이 표적이 됐다”고 알렸다.

북한은 이 외에도 불법 노동자 해외 파견 등으로도 무기 개발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고 대북제재위는 전했다. 안보리는 지난 2019년 북한의 외화벌이를 차단하기 위해 노동자 해외 파견을 금지했지만, 여전히 중국‧라오스‧러시아 등에선 북한의 노동자들이 활동 중이라는 것이다. 파견되는 노동자들이 학생비자를 발급 받는 등의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이렇게 벌어들인 자금은 북한이 지난 2021년 발표한 무기체계 개발 5개년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술핵무기 능력을 추구하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개발에 집중하면서 위성 발사를 지속했고, 제대로 작동하는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 달성에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공식 통보된 북한 정유 공급량은 연간 상한인 50만 배럴의 30%정도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지난 5월 이미 연간 상한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대북제재위는 봤다. 복잡한 제재 회피 수단을 통해 정유를 반입하고, 석탄 등을 수출하고 있다면서다.

지난 보고서에서 북한이 군 통신 장비와 탄약을 수출한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밝힌 대북제재위는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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