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찰튼 모욕하지 마!"…과르디올라, '맨체스터 더비' 앞두고 팬들한테 '엄중 경고'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시티를 이끄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체스터 더비'를 앞두고 팬들한테 바비 찰튼을 모욕하지 않을 것을 강력하게 당부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28일(한국시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체스터 더비와 바비 찰튼 경의 추모를 앞두고 맨시티 팬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라고 보도했다.
맨시티는 오는 30일 오전 0시30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23/24시즌 프미어리그 10라운드를 가질 예정이다. 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이기에 누가 승리를 가져갈지 관심이 쏠렸다. 맨유는 지난 시즌 FA컵 결승전 패배를 포함해 '맨체스터 더비' 3경기에서 1승2패를 거뒀다.
앞서 토트넘 홋스퍼가 크리스털 팰리스를 2-1로 제압해 승점을 26(8승2무)으로 늘리면서, 승점 21(7승2패) 맨시티는 추격을 위해서라도 승점 3점이 절실하다. 중요한 라이벌 매치를 앞두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27일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맨시티 팬들에게 경고를 보내면서 눈길을 끌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경고한 이유는 다름 아닌 맨시티 팬들이 맨유 레전드 바비 찰튼을 모욕하는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맨유 유소년 팀에서 성장해 17년 동안 758경기 249골을 기록한 레전드 공격수 찰튼은 지난 22일 향현 86세 나이로 눈을 감았다.
찰튼은 맨유를 암흑기에서 건져준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최고 레전드로 꼽혀도 손색 없는 인물이다. 그는 맨유 암흑기 원인이었던 1958년 뮌헨 비행기 추락 참사에서 생존한 구단 인원 10명 중 한 명이었다. 주전 멤버 8명이 사망하는 비극 속에 긴 암흑기를 지탱해 온 찰튼은 1962/63시즌 FA컵에서 팀을 5시즌 만의 우승으로 이끌었다.
1966/67시즌에는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으며 참사 10주기였던 1967/68시즌에는 유러피언컵을 들어올리며 유럽 축구 최정상 자리에 올랐다.
이견이 없는 구단 최고 레전드가 세상을 떠나면서 맨유 팬들은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 근처에 화환을 놓는 등 찰튼의 사망을 추모했다. 지난 25일 FC코펜하겐과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3라운드 홈경기에서도 경기에 앞서 그라운드 중앙에 꽃다발을 두고, 묵념을 하면서 모든 선수들과 관중들이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추모 행사는 맨체스터 더비에서도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맨유 팬들은 박수를 보내며 다시 한번 찰튼을 기리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그렇기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일부 몰지각한 팬들이 찰튼을 모욕해 구단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했다. 이미 맨시티는 찰튼의 사망을 조롱하는 구호를 외친 구단 서포터 2명한테 경기장 출입 금지 징계를 내렸다. SNS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그들은 "바비가 박스 안에 있다(Bobby’s in the box)"라고 외쳤는데, 해당 구호는 찰튼이 사망해 관(박스) 안에 있다며 조롱한 것으로 해석됐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그들은 우리를 대표하지 않는다. 알코올은 사람들에게 나쁜 일을 만든다"라며 팬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이어 "우리는 맨유, 특히 바비 찰튼 경과 같은 상징적인 인물들을 존경한다. 가족과 맨유 그리고 잉글랜드 축구계에 대한 애도의 일부가 될 것이다"라며 "우리 축구를 가장 살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준 바비 찰튼에게 감사하다. 당신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인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렸다. 지난해 10월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에서 맨시티는 맨유 상대로 6골을 뽑아내며 6-3으로 꺽으면서 충격을 줬다.
원정에서 참사를 당한 맨유는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설욕에 성공했지만, FA컵 결승전에서 2-1로 패해 맨시티가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또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도 우승해 '트레블(3관왕)'을 달성하면서, 맨유는 유일무이한 잉글랜드 트레블 클럽이라는 타이틀을 잃어버렸다.
사진=AP, EPA, PA Wire/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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