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천우신조, 최악 피한 이유 [하재근의 이슈분석]
전 펜싱 국가대표 선수로 유명한 남현희가 결혼한다던 예비신랑과 결별했다. 최악은 피한 모양새다. 만약 결혼까지 했으면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을 것이다. 낸시랭은 과거 파라다이스 그룹 혼외자라고 주장하는 남성과 결혼했다가 이혼하기 위해 힘든 과정을 겪어야 했다.
낸시랭이 결혼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걱정했다. 보통 유명인의 결혼에 비판이 쏟아지면 그런 비판에 비판이 제기된다. 남의 사생활에 개입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낸시랭 결혼 당시엔 비판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 않았고, 국민이 반대했다고 할 정도로 반대 의견이 더 폭 넓게 퍼져갔다. 그런 반대를 무릅쓰고 낸시랭은 결혼했고 후폭풍을 겪어야 했다. 남편으로 인해 거액의 빚까지 졌다고 한다.
이번에 남현희가 결혼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낸시랭 결혼 발표 때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또 국민이 반대한 것이다. 그리고 남현희는 결별을 결정했다. 낸시랭처럼 결혼을 밀어붙였으면 일이 얼마나 심각해졌을지 모른다.
남현희와 결혼하려던 전청조라는 사람은 남자라고 했지만 원래 여자였다고 한다. 성별을 바꿔가면서 사기극을 벌였다고 한다. 여러 사람 행세를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자신이 파라다이스 그룹 3세라며 큰 부자 행세를 했지만 이것도 거짓이었다.
그럼에도 남현희는 그를 믿었다고 한다. 전씨가 2억 9000만원 이상 가는 비싼 차를 비롯해 고가의 물품들을 잇달아 선물하고, 1박에 1200만원인 곳에서 숙박하는 등 초호화 행각을 벌여 의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전씨는 경호원 10여 명을 대동하고 리무진도 타고 다녔다고 한다.
심지어 재벌 회장으로 가장해 남현희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남현희에게 며느리라고 하며 10월까지 결혼하라든 둥, 자기 아들이 천재적인 사람이라는 둥 황당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예비 시아버지의 메시지까지 받고 남현희는 더욱 전씨를 믿게 됐다.
무엇보다도 전씨는 남현희에게 매우 잘 했다고 한다. 정말 사랑하는 것으로 느껴졌고, 또 전씨의 능력이 출중해 남현희의 펜싱 아카데미 사업에도 도움을 줬기 때문에 결혼까지 결심했다고 했다. 하지만 전씨에게 남현희는 사기극을 위한 수단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남현희의 결혼 소식이 처음 알려진 건 한 월간지를 통해서였다. 당시 기자는 유명인인 남현희에 대해서만 인터뷰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런데 통화한 실장이 생각지도 않게 예비신랑과의 인터뷰를 제안했다고 한다. 보통 연예인이 일반인과 결혼할 경우 상대 일반인은 철저히 보호되는 데 반해 이번엔 일반인이 전면에 나섰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때 통화한 실장이 전씨 본인으로 의심된다고 한다. 전씨가 적극적으로 본인을 드러내려고 한 것이다. 그렇게 인터뷰를 했기 때문에 논란이 커지고 말았다. 만약 언론에 나서지 않았으면 결혼까지 이어졌을 것이다.
전씨는 왜 언론에 스스로 나섰을까?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날 위험이 있음에도 언론에 나선 건 그렇게 드러내는 게 이익이 된다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전 국가대표 유명스타와 결혼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정도로 신망이 큰 재력가로 언론을 통해 자리매김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자기 위상을 정립한 다음엔 그걸 근거로 다른 이들에게 이익을 편취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 바로 그래서 남현희와의 결혼이 사기극을 위한 수단이었을 수 있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성급하게 언론에 자신을 드러낸 그 욕심 때문에 일이 틀어지고 말았다. 결국 전씨의 과도한 욕심이 남현희가 최악의 상황을 피하도록 한 셈이다.
언론 보도로 전해진 전씨의 거짓말들은 너무 황당해서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자신의 존재가 비밀이라면서 숱한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재벌 3세라고 소개한 것 자체가 어처구니없다. 하지만 언변이 비상했는지 많은 사람들이 속았고 피해를 당한 것 같다. 전과가 여러 건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전씨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고 또 다른 피해자는 없는지, 그리고 남현희 주변에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경찰의 종합적인 수사가 시급해 보인다.
파라다이스 그룹 자녀라며 유명인과 결혼하려 한 사건이 알려진 것만 이번으로 3번째다. 낸시랭은 결혼까지 했고 과거 김상중과 최근 남현희는 결혼 직전에 파혼했다. 이것 말고도 유명인 특히 연예인에겐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접근한다. 연예인 본인이 피해를 당할 수도 있고, 다른 이를 향한 사기극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 이런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에 유명인은 접근하는 인물들에 대해 보통 사람보다 훨씬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런 것도 유명세라면 유명세겠다.
글/ 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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