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은 했을까? 플럿코, 끝내 'KS 직전' 마지막 인사 남기고 떠났다

조은혜 기자 2023. 10. 2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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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가 끝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애초 한국시리즈 구상에서 빠졌던 플럿코지만, LG로서는 외국인 투수 한 명으로 한국시리즈를 꾸려가야 한다는 점이 더 확연해졌다.

LG 구단은 지난 27일 "플럿코가 오늘 오후 4시 미국으로 출국한다. 그동안 재활에 매진했지만, 구단과 협의 끝에 한국시리즈 등판이 어렵다고 판단하해 금일 출국하기로 했다"고 플럿코의 출국 사실을 전했다.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으며 KBO 무대를 밟은 플럿코는 케이시 켈리와 원투펀치를 이루며 지난 시즌 28경기 162이닝을 소화, 15승5패와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했다. 한국 무대 데뷔 첫해부터 좋은 모습을 보인 플럿코는 시즌 종료 후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30만 달러로 총액 총액 140만 달러에 재계약에 합의하며 다시 한 번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에는 21경기에 나서 123⅓이닝을 소화, 11승3패 평균자책점 2.41을 기록했다. 전반기에만 17경기 11승1패를 기록했다.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한 플럿코는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빠져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사실상 없는 투수나 마찬가지였다. 감기 몸살과 고열 증세로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한 플럿코는 코로나19 확진까지 받으면서 자리를 비웠다.

1라운드 신인 지명권까지 내주며 선발 최원태를 받아 오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 배경에는 플럿코의 공백이 크게 작용했다. 이후 플럿코는 1군에 복귀했으나 8월 3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를 한 뒤 다시 왼쪽 골반뼈 타박상 진단을 받고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지난 시즌에도 15승을 올리긴 했지만 시즌 막판 부상으로 제대로 된 시즌 마무리를 하지 못했던 플럿코였다. 지난해 9월 25일 문학 SSG전에 선발 등판했던 플럿코는 담 증세로 한 타자만 상대한 뒤 교체됐고, 이후 실전 등판 없이 가을야구를 준비했다. 

연습경기도 소화하지 않았고, 불펜 피칭과 라이브 피칭으로 점검을 마친 뒤 곧바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했다. 하지만 실전 감각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한 플럿코는 키움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했으나 1⅔이닝 8피안타 1탈삼진 6실점(4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정규시즌을 2위로 끝내고 플레이오프 직행에 1차전을 잡았던 LG는 플럿코의 부진에 흐름을 넘겨준 뒤 한국시리즈 진출에도 실패했다.


플럿코는 올해에도 후반기 제 몫을 하지 못했고, 설상가상 플럿코를 기다리는 시간은 점점 길어졌다. 염경엽 감독은 당초 플럿코가 정규시즌 막판에는 등판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고, 그동안 김윤식이 플럿코를 자리를 메웠다. 하지만 10월이 지나 LG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을 짓고도 플럿코의 복귀는 감감무소식이었다.

결국 염경엽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당시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 마운드 구상에서 플럿코가 없는 경우도 생각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없이 생각하고 있다"면서 "아쉬움은 크지만 우리 팀이나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본인이 아프고 힘들다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강제로 시킬 수는 없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플럿코는 마운드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았던 전반기에만 11승을 하면서 에이스 역할을 했고, 팀을 이끌었다. 정규시즌 우승에 분명 지분이 있다. 그러나 두 달 동안 등판이 없었다. 불가피한 상황도 있었지만, 그 상황 속에서 플럿코가 어떤 의지를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붙는 게 사실이다. 통합우승을 바라보는 팀 입장에서 가장 큰 무대인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떠나는 외인의 모습은 결코 좋은 그림은 아니다. 

LG는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케이시 켈리를 내세울 계획이다. 올 시즌까지 5시즌 LG에서 뛰며 구단 최장수 외인으로 활약한 '잠실예수' 켈리는 시즌 초반 기복에도 불구하고 30경기 178⅔이닝 풀타임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은 3.83으로 앞선 시즌들에 비해 다소 높았지만, 5년 연속 10승(7패)을 달성하며 정규시즌 우승에 힘을 보탰다.

한편 플럿코는 LG 팬들과 선수단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떠났다.

다음은 플럿코의 영상메시지 전문.

LG 트윈스 팬 분들 지난 2년 동안 저희 가족의 안식처가 되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감사드립니다. 

제 아들은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고, 아내도 한국을 정말 사랑했습니다. 저희 모두를 위해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팀 동료들!

제가 여러분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아실 겁니다. 지난 2년 간 우린 정말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저는 마운드에 올라가 공을 던질 때도, 그렇지 않은 날에도 LG 트윈스의 우승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김현수 선수는 좋은 본보기를 만들어 주었고, LG 트윈스는 왕조를 구축해가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함께 할 수 있음에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말로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합니다. LG 트윈스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것이고, 선수단도 원팀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평생 LG 트윈스를 응원할 것이고, LG 트윈스가 저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말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LG 트윈스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승리할 것입니다. LG 트윈스 파이팅! 감사합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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