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제명 운동' 올인한 안철수…"혼자 엇박자" 與도 황당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진행 중인 ‘이준석 제명 운동’에 여권 내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해당행위를 했다며 안 의원이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한 데 이어, 온라인 사이트까지 개설해 제명요구서명을 받으면서다.
안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안철수의 혁신, 이준석 제명’이라는 이름의 온라인서명 홈페이지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네이버나 구글 아이디로 로그인하는 절차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며 “서명 참여 독려를 부탁드린다”고 썼다. 지난 14일부터 네이버·구글의 설문기능을 활용해 온라인 서명을 받았지만, “로그인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자 아예 자체 사이트를 만든 것이다.
안 의원은 해당 사이트에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기간동안 우리 당 후보가 망하기를 염원하던 이준석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고자 한다”고 썼다. 그는 16일 제소와 동시에 1만6000여명 분의 동의서명을 당에 냈는데 추가 서명자 명단을 제출해 이 전 대표 제명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안 의원은 자신이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나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연일 이 전 대표를 때리고 있다. “내부총질을 하는 이준석”이라거나 “이준석은 악마의 눈물쇼를 한다”면서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세현장에서 안 의원이 “XX하고 자빠졌네요”라며 한 시민의 말을 차용해 야당을 지적한 것을 이 전 대표가 “안 의원 막말로 선거에서 졌다”고 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둘은 2018년 바른미래당 시절 한솥밥을 먹으면서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공천을 놓고 대립해 감정의 골이 깊다.
안 의원 공세에 이 전 대표는 “아픈 사람과는 상대하지 않는다”라거나 안 의원 페이스북 글에 “버그가 있다”는 댓글을 달며 비꼬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설전에 당내에서는“당이 쇄신해야 하는 시점에 개인적 원한으로 서로 물어뜯는 것은 볼썽사납다”는 말이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25일 YTN라디오에서 “당이 엄중한 상황인데 이렇게 싸우는 모양새는 결코 당에 좋지 않다”고 했다.
특히 3선 중진 의원인데다가, 대선후보까지 지낸 안 의원에 대한 실망감을 토로하는 이들이 당내에 많다. 계파색이 옅은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통화에서 “이 전 대표보다 나이도 많은 데다가 대선에도 수차례 나간 분이 이준석 때리기에 골몰하면 오히려 정치적으로 손해를 볼 것”이라며 “대통령실과의 관계 재설정이나, 민생 정책을 먼저 내밀어도 시원찮을 판에 개인적 원한을 앞세우는 것을 국민은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선거 패배 이후 모두 혁신을 강조하는 데 안 의원 혼자만 엇박자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안 의원 행태가 ‘이준석 신당’ 논의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명운동이 이 전 대표 탈당에 명분을 줄 수도 있어서다. 만약 이준석 신당이 출현하면 보수 지지층 분열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여권에서는 “이준석을 끝까지 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안 의원 역시 이준석을 품어야 한다. 그게 당도 살고, 자신의 정치적 무게감도 키울 수 있는 일”이라며 “제명 운동을 철회하면 국민도 호의적으로 볼 것”이라고 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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