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영이 우리에게 내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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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보면 성령강림에 대한 기록이 사도행전 이외에도 구약에 민수기 말씀에서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시내광야를 떠나 바란 광야로 향하고 있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의 또 다른 불평이 이어집니다.
모세의 고백처럼 하나님이 또 다른 엘닷과 메닷에게 하나님의 영을 부어주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소망하며 감당해야 할 사명이라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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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보면 성령강림에 대한 기록이 사도행전 이외에도 구약에 민수기 말씀에서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시내광야를 떠나 바란 광야로 향하고 있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의 또 다른 불평이 이어집니다. 고기를 누가 먹여줄 것이냐는 불평에 모세가 참지 못하고 폭발하면서 하나님께 심각하게 자신의 어려움을 항변하게 됩니다. “질리도록 고기를 먹여주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에 모세는 이들이 고기를 먹은들 만족하겠냐는 말로 이스라엘은 변화될 희망이 없고 자신이 짊어진 책임이 너무 무겁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하나님께 이야기합니다. 이런 모세를 향해 하나님이 백성 중 장로 일흔 명을 장막에 모아 줄 것을 명령합니다.
장막에 모인 장로들에게 하나님이 모세에게 내렸던 영을 장로들 일흔 명에게도 내리셨고, 이 영이 일흔 명의 장로들 위에 머물 때 이들을 예언했다고 본문은 기록하고 있습니다(민 11:25). 이어지는 본문에는 일흔 명의 장로들이 장막에 모였을 때 함께 모여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엘닷과 메닷이라는 이름을 특별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이들은 함께 장막에 모이지 못하고 ‘진’에 남아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도 하나님의 영이 내려와 머물렀고, 장막이 아닌 진에서도 ‘예언’을 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장면을 목격한 한 소년이 모세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알렸고, 이 이야기를 함께 들은 ‘눈의 아들 여호수아’의 반응을 성경은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젊었을 때부터 모세를 곁에서 모셔온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나서서 모세에게 말하였다. “어른께서는 이 일을 말리셔야 합니다.”’(민 11:28)
여호수아의 처지에서 보면 장막에 가지 않고 진에서 하나님의 영을 받아 예언한 엘닷과 메닷은 모세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일어난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어른께서 이 일을 말리셔야 합니다’라는 문장 속에는 엘닷과 메닷은 정상적이지 않은 또는 올바르지 않고, 부정한 것을 저지른 사람들이라는 판단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모세의 반응은 뜻밖입니다. ‘질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흔히 ‘우리가 경험하는 영적인 권위를 누가 가지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쓰임 받는 종은 종일뿐이지 누구를 통해서 ‘그 일을 하게 됐는가’ 또는 ‘무슨 권능으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주님의 백성 모두에게 그의 영을 주셔서, 그들 모두가 예언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민 11:29)라는 응답으로 여호수아의 예상을 벗어난 하나님의 방향은 더 크고 넓은 곳을 향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엘닷과 메닷은 잘 알려지지 않은 성경에 등장하는 이름입니다. 하지만 이 이름은 주어진 경계를 넘어서 특별하게 하나님의 영을 받은 자로 기억될 수 있습니다. 모세는 불평하던 마음을 접고, 하나님이 주시는 능력이 우리가 예상하는 자리를 넘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엉뚱한 자리에서도 일어날 수 있음을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이것은 모세를 더 큰 믿음으로 나아가게 하는 사건이었을 것입니다.
교회는 경계를 더 높이는 것을 위해 노력하는 자리가 아니라 그 너머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증거하는 공동체여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들의 믿음은 더 커질 것이고, 하나님의 능력을 더 가까이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엘닷과 메닷은 오늘날 어쩌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경계 밖에 있는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모세의 고백처럼 하나님이 또 다른 엘닷과 메닷에게 하나님의 영을 부어주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소망하며 감당해야 할 사명이라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김규현 목사(열린교회)
◇김규현 목사는 미국 연합감리교회(UMC)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있는 열린교회 담임 목회자로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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