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출산도 ‘뚝’…中 경제 충격 불가피 [생생中國]
중국 경제의 눈부신 성장 배경에는 항상 ‘인구 보너스’가 있었다. 막대한 인구에서 나오는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임금이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키워낸 주요 동력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 발표되는 중국의 인구 통계를 보면 중국은 앞으로 ‘14억명의 인구 보너스’를 더 이상 누리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올해 세계 1위 인구 대국 자리를 인도에 넘겨줬다. 유엔 경제사회처에 따르면 지난 7월 인도 인구가 중국 인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이 인구 감소 시대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1175만명. 전년 말보다 85만명이 줄었다. 중국 인구 감소는 대약진 운동 과정에서 대기근이 발생한 1961년 이후 61년 만에 처음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결혼을 하는 젊은이가 줄어들고 출산율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혼인신고한 부부는 2021년보다 10.6% 줄어든 683만5000쌍이다. 중국 혼인 건수는 2019년 처음으로 ‘1000만쌍’의 벽이 깨져 927만3000건(8.5% 감소)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 814만3000건(12.2% 감소), 2021년 764만3000건(6.1% 감소)으로 가파른 하락을 이어갔다.
지난해 감소폭인 10.6%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중국에서 결혼식이 줄어드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인구 감소와 맞물려 결혼 적령기 인구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경제난과 취업난으로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이가 늘어나서다.
신생아 울음소리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생아 수는 956만명이다. 1949년 신중국 건국 이래 처음으로 1000만명을 밑돌았다. 두 자녀 허용 정책 시행으로 신생아가 급증했던 2016년 1880만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특히 둘째 자녀 출산이 급감했다. 지난해 중국 신생아 956만명 가운데 둘째 자녀 비율은 38.9%로 둘째 자녀를 허용한 2016년 이후 가장 낮았다. 둘째 자녀 비율은 2016년 45%에서 2019년 59.5%로 급증해 정점을 찍은 뒤 2020년 50%로 떨어졌고, 2021년에는 41.4%를 기록했다.
둘째 자녀 출산이 급감한 것은 결혼과 출산 기피 풍조 속에 양육비 부담 때문에 자녀를 낳더라도 한 자녀만 원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베이징 인구·공공정책 연구기관인 위와인구연구소가 발표한 ‘세계 각국 양육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자녀를 낳아 18세까지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은 48만5000위안(약 9000만원)이었다. 2019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6.9배로, 한국에 이어 2위 수준이며 일본(4.26배)이나 미국(4.11배) 등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
결혼과 출산율이 가파르게 하락하자 중국 당국은 2016년 두 자녀 이상을 둔 가정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도입했고, 2021년 세 자녀 허용으로 제한을 추가 완화했다. 또 지방 정부별로 육아 보조금 등 출산 장려책을 잇달아 내놨다. 하지만 출산율 하락과 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흐름을 되돌리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롄핑 상하이시 경제학회 부회장은 “중국의 인구 역성장과 노령화는 노동 인력 감소, 내수 확대 제한, 재정 압력 등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것”이라며 “인구 감소에 따른 충격을 줄일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1호 (2023.10.25~2023.10.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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