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팀 중 7위, 꼴찌에도 이들이 웃은 이유 [여기는 항저우]

윤승재 2023. 10. 2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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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수영 혼성계영 4x100m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선수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임은영-권용화-김세훈-김윤지. 항저우=윤승재 기자


7팀 중 7위. 아쉬운 성적이었지만,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이들이 호흡을 맞춘 시간은 고작 수 시간. 그것도 대회 당일 오후에 교체 타이밍을 잡는 훈련만 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에만 집중한 대표팀은 급조된 팀으로 단체전에 도전, 성적은 안 좋았지만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고 판단했다. 

권용화(스포츠등급 S10·경기도장애인체육회)·김세훈(S9·대한항공)·임은영(S8·경기도장애인체육회)·김윤지(S6·서울시장애인수영연맹)로 구성된 혼계영 팀은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 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 4x100m 혼계영 34포인트 결선에서 5분31초98의 기록으로 7위에 머물렀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애초에 불리한 싸움이었다. 합을 맞춰본 시간도 적었을뿐더러, 등급 합계도 타 팀에 비해 적었다. 해당 종목은 34포인트 종목으로, 4명의 스포츠 등급(S1~S10·지체장애) 합계가 최대 34인 선수들로 팀을 꾸려야 한다. 하지만 34를 무난히 찍은 타 팀과는 달리, 한국은 32에 불과했다. 숫자가 낮을수록 장애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타 팀에 비해 숫자가 낮은 한국팀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대전이었다. 얇은 선수층의 한계가 드러난 대목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웃었다. 오히려 선수들의 개인 성적은 좋아졌거나 평소 기록을 잘 유지했기 때문이다. “정말, 정말 최선을 다했다”라고 강조한 김세훈에 이어 김윤지는 “메달은 못 땄지만 각자 기록도 단축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열심히 연습했기 때문에 잘 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할 원동력을 얻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권용화는 “혼성 계영을 처음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호흡이 점점 맞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지켜봐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지켜봐달라”라고 말했다. 임은영 역시 “APG에서 처음으로 단체전에 나와봤는데, 처음 치고는 마음의 합이 잘 맞아서 나름 만족했던 것 같다”라며 활짝 웃었다. 

배형근 수영 대표팀 감독은 “선수 풀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34포인트를 다 맞추기가 어려웠다. 이번 단체전은 처음이라 도전한다고 생각하고 임했는데, 선수 개개인의 기록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총평했다. 

지난 26일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수영 혼성계영 4x100m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선수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임은영-권용화-김세훈-김윤지. 항저우=윤승재 기자


배 감독은 “단체전 첫 출전이라서 ‘무리하지 말고 정확한 타이밍에 뛰어라(다이빙 해라)’라고 주문했는데, 교체만 개선된다면 나중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영에선 이전 영자가 터치패드를 찍어야 다음 영자가 물에 뛰어들 수 있다. 0.01초로 승부가 갈리는 수영에서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상대에게 뒤처지거나 실격이 되기 때문에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첫 술에 배부르랴. 감독과 선수들은 서로 칭찬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배형근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뛰어줬다”며 선수들을 칭찬했고, 1997년생 맏형 권용화도 “각자가 최선을 다해 좋은 기록을 세웠다. 함께 뛰어준 선수들에게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라며 격려했다. 

항저우=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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