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내년 시장 전망 '맑음'…"전장 수익성 올해보다 개선"(종합)

김평화 2023. 10. 2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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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가전, TV 시장 수요 모두 증가
전장 시장서 고부가 제품 사업 주력
"북미 파업으로 인한 전장 영향 없어"

LG전자가 내년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가전, TV뿐 아니라 PC와 노트북 등 IT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회사의 새로운 동력이 된 전장 사업의 경우 연말 기준 수주 잔고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향후 관련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진다며 수익성 역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LG전자는 27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내년부터 글로벌 가전 수요가 완만한 성장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까지는 냉장고와 세탁기 수요가 둔화할 수 있지만 내년엔 지역별로 수요가 늘어날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 본부 실적이 늘 수 있다고 본 것이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경영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7일 서울 여의도 LG트위타워 전경. 증권가에 따르면 LG전자가 생활가전과 TV 판매 호조로 4분기에 매출 20조원대, 영업이익 8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북미 시장은 저성장 우려가 있지만 노후 주택 교체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경기부양책에 기반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유럽은 수요가 계속 정체될 수 있지만 보급형, 고효율 제품 중심으로 교체 수요에 따른 일부 성장이 가능할 수 있다. 국내는 전반적인 거시 환경이 좋지 않지만 온라인과 기업 대상(B2B) 렌털 시장 등 성장 잠재력이 있는 곳에서 수요를 공략한다는 게 LG전자 설명이다.

HE 본부 사업과 연관된 TV 시장도 내년을 기점으로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그 이후까지 일정 기간 계속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는 "산업 수요 전망 모니터링뿐 아니라 지역별 현지 유통 협업 체계를 구축해 시장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려 노력 중"이라며 "매크로 환경 변화 영향을 극복하고 TV 사업 성장 확대를 추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올레드(OLED) TV의 경우 올해는 매출이 역성장할 수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주력 시장인 유럽 내 지정학적 리스크로 보급형과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을 포함한 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다. 회사는 "내년부터는 다시 10% 중반 성장률 회복을 예상한다"며 "LCD에서 올레드로의 전환이 가속하면서 상당 기간 높은 성장률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IT 기기 사업을 하는 비즈니스솔루션(BS) 부문 실적과 연결되는 PC, 노트북 시장은 4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지속 및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수요 회복 지연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회사는 "시장 상황 변화를 면밀히 살피면서 기민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의 새 먹거리가 된 된 전장(VS 본부) 시장은 전기차 효과 등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VS 본부의 연말 기준 수주 잔고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신규 수주 활동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가능하다는 설명도 했다. 또 주요 사업별 비중 전망과 관련해 "인포테인먼트 잔고 규모는 60%, 전기차 부품은 20%, 차량용 램프는 10% 중간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VS 본부 수익성 역시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VS 본부 영업이익률 전망과 관련해 "수익성 개선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며 "내년 수익성은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장기적으로 미드 싱글 디짓(4~6%) 이상의 수익성을 예상한다"고 했다. LG전자는 올해 VS 본부 연 매출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길 것이라며 전기차 전환 가속화와 함께 부가가치 높은 부품 수요에 집중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한편 LG전자는 최근 GM과 포드 등 북미 자동차 업체에서 노조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생길 수 있는 우려와 관련해 "당사 납품 공장을 기준으로 노조 파업으로 인한 주문 감소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사업에 유의미한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가전 업계가 점차 성장하면서 생기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국가별 단기, 중장기 전략을 명확히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규모와 중국 업체의 추격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자원 투입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신성장 동력 사업에 주력하고 B2B 사업을 지속해서 강화하며 신사업 추진 등의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통해 현재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LG전자는 이날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99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조7094억원으로 2.2% 줄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추정치(컨센서스)인 8882억원보다 많았고 매출은 추정치(23조1052억원)보다 적었다. LG전자는 B2B 사업 확대와 함께 생활가전 및 전장 영업이익 증가로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측은 "4분기에도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할 계획"이라며 "연말 성수기에 접어드는 주요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전장 사업을 토대로 B2B 성장을 지속해 매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교한 수요 예측 기반의 효율적인 사업 운영 기조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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